매일신문

찬호 영입 계기 달라진 텍사스

지난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선수들은 팀의 어려운 재정 사정을 감안해 연봉의 추후 지급에 동의한 바 있다. 당시 뉴스는 돈 잔치로 전락한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 시장에서 흔치않은 훈훈한 광경이었다. 결국 애리조나는 이러한 선수들의 희생 정신을 바탕으로 강한 팀워크를 형성,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어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들이 지난해 애리조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연봉지불 유예 움직임. 텍사스의 자금 사정이 타팀에 비해 딱히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우승팀을 만드는 데 동참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어느때보다 강하다.

구단이 박찬호를 영입하기 위한 자금확보에 애를 먹자 간판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자진해서 내년 연봉 500만달러를 추후 지급 받겠다는 언급을 했다. 또한 보스턴으로 부터 얼마전 이적한 칼 에버렛 역시 연봉 지불 유예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그밖의 고액 연봉자들인 라파엘 팔메이로, 이반 로드리게스 등도 조만간 뜻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선수들의 희생으로 텍사스는 또다른 수준급 선발투수를 영입하기 위한 자금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며 애런 실리 등의 프리에이전트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수들간 관심과 사랑도 남다르다. 텍사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두명의 말썽꾼을 영입했다. 두명의 감독과 연달아 불화를 일으킨 칼 에버렛, 그리고 인종차별 발언으로 많은 이들의 비난을 산 존 라커가 바로 그들. 그러나 이들을 향한 텍사스 동료 선수들의 애정은 텍사스의 날씨만큼이나 따뜻하다.

먼저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라커와 에버렛에 대해 "그들의 활약을 보게 되어 매우 기쁘고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들은 우리팀이 승리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의 영입으로 텍사스의 분위기는 어느때보다 자신감이 넘쳐 흐르고 있다. 올해와는 다른 새로운 다음 시즌이 기다리고 있음을 그들은 확신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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