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기술인 나노기술(NT) 레이스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2010년을 목표 시점으로 NT분야를 1km 달리기 경주로 비유하면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이미 100m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의 4분의 1 지점인 25m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10년은 나노기술이 일반화돼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기대되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1일 나노기술 등 6개 차세대 전략기술 분야에 앞으로 5년 동안 1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나노기술은 1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크기의 아주 작은 물질을 원자 단위로 조작하는 기술로 미래 사회의 혁명적 변화를 주도하고 국가 발전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견되는 기술이다.
지난 9월초 포항공대 김광수 교수 연구팀이 머리카락 25만분의 1 크기인 '나노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 좋은 사례다.
나노 전문가들에 따르면 나노기술은 정보통신 장비를 비롯한 기존 기기의 규모를 엄청나게 줄여 주머니에 넣거나 손목시계 형태로 찰 수 있는 초미니 슈퍼컴퓨터의 탄생을 가능하게 한다. 또 인공지능 로봇, 암 등 난치병 치료를 가능케 하는 의료장비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다.
특히 나노기술은 정보(Information)과 지능(Intelligence) 기능을 동시 수행하는 '인포전스(Inforgence)의 세계'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이에 따라 개인 이동통신기기에 최대한 많은 기능을 집어넣는 한편 더 작게 만들고 더 쓰기 쉽게 만드는 경쟁이 치열하다.
일명 '옴니콤(OmniCom)'으로 불리는 다기능 개인이동통신기기는 기존 PDA 기능은 물론 휴대전화, TV, PC, MP3, 카메라, 번역기, 바이오 칩, 건강과 환경 센서 등을 하나로 통합한 나노 기술의 결정판이다.
현재 정보통신 기술의 과제인 속도와 전송 완성도 문제도 나노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
나노기술은 여러 각도로 연구가 진행중이다. 독립된 나노 입자들의 기본적인 성질 규명, 나노물질 집합체의 성질 규명, 나노물질들의 조립, 나노물질을 이용한 장치 및 시스템 설계, 나노 공정, 나노기술과 생명과학의 연결, 분자전자공학, 나노 구조를 모델로 한 지구 및 태양계 현상의 규명 등이다.
물질을 나노 단위로 쪼갤 때 원 물질과는 전혀 다른 성질을 띤다. 이에 대한 기초 연구를바탕으로 나노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원자나 분자 등을 직접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고 단백질 등을 합성할 수도 있다. 나노기술의 발전은 다른 핵심기술인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나노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9월초 세계기술평가센터(WTEC)의 평가에 따르면 나노기술 수준 5개 항목에서 미국 164점, 일본 151점, 유럽 149점인 데 비해 우리 나라는 42점을 얻은 데 그쳤다. 또 76년부터 99년까지 국가별 나노기술 특허취득 건수도 미국 4천298건, 일본 714건, 독일 273건인 반면 우리 나라는 겨우 13건에 불과했다.
이에 국무총리실 산하 기초기술연구회는 향후 10년간 나노기술이 어떻게 개발되고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해답을 제시하는 기술지도를 만들며 나노기술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학.연의 연구 역할 분담도 논의되고 있다.
기업의 경우 삼성은 나노 재료, 나노 분석기술 분야에 올해 70억원을 투자했으며 LG전자도 나노 광소자와 나노 전자 분야 를 집중 육성, 3년내에 상용제품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학계는 포항공대, 서울대, 연세대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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