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파도 약도 안먹고, 물도 가려먹어. 내(엄마)가 마시는 것은 네가 마시는 것이거든…".
모 정수기 회사 광고 카피처럼 임신한 여성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약물복용이다. 상당수 여성들은 임신한 사실을 모르고 복용한 감기약때문에 기형아를 출산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낙태를 고려하기도 한다.
◇약이 원인인 기형은 1%=신생아의 약 3%가 선천성 이상을 갖고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65%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기형이며 유전적인 원인이 4%, 모체의 기형에 의한 것이 7%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약물 등 화학물질에 기인하는 기형은 1% 정도다.
태아를 둘러싼 주변 환경의 모든 요소가 직.간접적으로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감안하면 안정성이 확립된 극소수의 약를 제외하면 임신 중 투약은 기형 유발의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약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임신부뿐만 아니라 태아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막연한 기형에 대한 공포감으로 임신중절을 쉽게 결정한다든지 복용중이던 약을 임의로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임신 3~8주가 가장 위험=약물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태아에 도달하는 약물의 용량, 약물 노출 당시의 임신주령, 노출기간, 모체 및 태아의 유전자, 동시에 노출된 다른 약물 등의 영향을 받는다.
수정후 2주까지는 배자발생기로 약물이 태아에 영향을 끼치면 유산하게 되므로 기형에 영향이 없다. 이 시기에는 발생란이 손상을 받으면 죽거나 아니면 완전히 재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정후 3~8주는 장기 형성기로 기형이 유발될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이다. 장기에 따라 분화시기가 다르므로 어느 시기에 노출되었느냐에 따라 다른 기형이 생길 수 있다.
수정후 9주 이후에는 태아성장기로 기형발생은 드물다. 그러나 생식기, 신경계 등 이 시기도 분화가 계속되는 장기의 경우 기형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복용한 약물 부작용은 주로 성장지연이나 기능부전으로 나타난다.
◇감기약=임신초에 가장 많이 복용하는 약은 감기약이다. 통상적으로 감기약에 처방되는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기형유발이 보고된 적은 없다. 그러나 일부 약은 임신말기에 많이 사용하면 중추 신경계에 대한 자극으로 신생아에서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임신말기에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항울혈제는 자궁혈류량을 감소시킬 수 있어 자궁태반부전이 의심되는 경우 사용을 금하며, 진해제인 코데인을 임신 초기에 사용하면 여러 장기에 기형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연구는 아직 없다. 거담제의 하나인 요드 유도체는 선천성 저갑상선증 및 갑상선종이 발생하므로 임신중에 사용해서는 안된다.◇진통소염제=임신 초기에 아스피린과, 이부르로펜이나 디클로페낙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를 복용했을때 임신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는 의학적인 증거는 없다. 하지만 임신후기에 복용하면 정상적으로 열려있어야 할 태아의 동맥관을 폐쇄시키거나 양수과소증을 유발할 수 있고, 괴사성 장염과 호흡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약을 2,3일 정도만 복용했다면 신생아 합병증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항생제=임신중에는 요로감염으로 인한 급성방광염 신우신염 등에 잘 걸린다. 페니실린은 임신 전기간에 걸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세팔로스포린도 기형발생 위험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에리스로마이신은 기형발생과는 관계가 없으나 임신중기에 간독성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을 금하는 것이 좋다.스트렙토마이신은 태아의 귀에 영향을 끼치며, 테트라사이클린은 치아의 변색 및 뼈의 성장 장애를 일으키므로 임신 중에 복용하면 안된다.
◇비타민=대부분 비타민 제제는 적당히 섭취하면 임신초기에도 안전하다. 그러나 비타민A를 과량 섭취할 경우 기형을 초래할 수 있다. 여드름 치료제로 쓰이는 비타민A 유도체인 아이소트레티노인은 자연유산, 순환기 및 신경계에 기형을 유발하는 물질로 증명됐으므로 이 약을 복용중에 임신이 되었다면 임신중절을 고려해야 한다.
◇위장약=제산제인 알루미늄 또는 항히스타민제인 시메티딘과 라니티닌, 잔탁 등은 임신중에 사용해도 안전하다.
하제는 변비를 치료할 때 식이요법이 실패한 경우에만 권장된다. 임신중기 이후에 사용하면 조기 진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지사제인 로페라마이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동물실험 결과 기형발생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장호성원장(미래여성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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