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저물었다. 오늘은 성탄절. 격동의 21세기 첫해를 보내는 세모답게 의미심장한 주제의 책들이 많이 눈에 띈다. 먼저 성탄절 아이들에게 들려줄 만한 그림이있는 성서 '온가족이 함께 읽는 성서 이야기'(신약.구약 각권)를 권해본다. 특정 신앙을 초월한 교육적인 자료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올해의 최대 사건은 뭐니뭐니해도 미국의 '9.11 테러'. 그리고 그 테러에 대한 보복전쟁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미국의 살아있는 양심'으로 통하는세계적인 석학 촘스키(Noam Chomsky)의 뉴욕 테러와 미국의 무력대응에 대한 비판과 분석을 담은 '촘스키, 9-11'이란 책이 눈길을 끈다.
세기초에 발생한 전대미문의 사건에 대한 미국사회의 배타적인 애국주의 태도에 대한 비판적 회견 내용이 굴절된 세계관 교정에 적잖은 도움이 될 듯하다. 역사와 문명 그리고 미국을 제대로 인식하는 안목을 가져야 하는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책이다. 비상하는 거대 중국의 열풍 속에서 작가 김정현의 수년간에 걸친 대륙여행기 '중국읽기'는 최근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공부에 일조를 할 것이고,미국의 중국인 학자 하오옌핑이 지은 '중국의 상업혁명'은 중국시장과 중국의 자본주의 이해의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의 돌파구는 없을까. 돌베게에서 나온 '남북한 통일방안의 전개와 수렴'은 정치학 교수가 쓴 자주화.국제화 관점에서 본 통일방안 연구와 학술자료이다.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엮임한 여연구의 '나의 아버지 여운형' 또한 해방정국에 몸담았던 여운형의 삶과 사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반추할 수 있어 같은맥락에서 권할만한 책이다.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는 공교육 위기의 시대를 되돌아 볼 미국의 유명 문화비평가지루(Henry A. Giroux)의 저서 '교사는 지성인이다'는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적 분석으로 우리 교육자들과 학부모들에게 일독을 권해 볼 만하다. 교육의 공공성을 살리기 위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우리 교육의 현재 반성과 미래 설계의키워드가 담겨 있을지도.
일본 적군파 최고 간부였던 시게노부 후사코의 옥중수기 '사과나무 아래서 너를 낳으려 했다'는 역사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폭력이나 혁명이 아닌 '인간자신'이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폭력과 전쟁으로 얼룩진 지구촌을 살리는 길은 결국 '인간성 회복'에 있음을 재확인해 준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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