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연봉은 1억 이상.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도 상당하다. 물려받은 재산이 아니라 순전히 자신의 지적 활동으로 이뤄낸 세속적 성공이다.하지만 그는 부를 이루기 위해 일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일을 정열적으로 즐겼을 뿐이다.
그 스스로도 경제적 부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며 성취감 뒤에 따르는 우연한 부산물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사치하거나 함부로 낭비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오히려 사소한 물건 하나를 살 때도 그 기능과 디자인을 꼼꼼히 따져 살핀다.
아무리 화려하고 고급스러워도 불필요한 것에는 눈길도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일과 취미, 일상을 위해 꼭 필요한 것에는 아낌없이 투자한다.
허름한 면바지를 즐겨 입으면서도 출장 때 들고 다녀야 하는 가방만큼은비싼 명품 가죽가방을 사야하는 그런 식이다. 가볍고, 질기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잠금장치가 튼튼하기 때문에 값은 문제가 되질 않는다.
'보보스'라 부르는 새로운 사회 계층의 생활양식이 이렇단다. 부르주아(Bourgeois)와 보헤미안(Bohemians)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이 말은 부르주아의 경제적 성공과 보헤미안의 자유분방함을 함께 지닌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엘리트 계층을 일컫는다. 90년대 이후 미국사회에 부상하는 이 새로운 엘리트 집단은 60년대의 히피와 80년대의 여피, 진보와 보수, 전통적인 가치와 자유주의적인 가치를 통합한다. 좌파와 우파의 극단주의를 회피하면서 서로가 조화를 이루는 '제 3의 길'을 찾는다.
실용과 이상, 환경과 개발이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올해에는 이 '보보스'가 우리 나라에도 많이 수입됐나 보다. 패션에도 보보 스타일이 뜨고, 광고에도 보보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200만, 300만원대의 보보스용 신사복, 다이아몬드가 박힌 700만원대의 캐주얼 시계, 백만원짜리 캐시미어 스웨트를 비롯해 자동차, 가구까지 보보스 스타일이 따로 있단다.
하지만 진짜 보보는 돈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유행이나 겉멋보다는 자기만의 개성을 연출한다. 한때는 자신이 보보라고 믿으면서 폼 잡았을 진모라는 엉터리처럼 뇌물 뿌리는 짓은 더더구나 하지 않는다.
오히려 거액의 스톡옵션을 자선단체에 기꺼이 내놓거나 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 하기를 즐긴다. 이것이 오렌지족과 보보스의 차이다.
하종호(대구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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