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해 일출에 한해 소망 합장

새 천년 첫 해가 저물어 간다. 새 세기에 대한 희망도 아랑곳 없이 격랑과 좌절만 다시 점철된 채 무심한 세월은 또 한 해의 언덕을 넘어간다. 세모의 끝자락, 그래도 지는 해를 뒤로하고 오는 해는 또 맞아야 하는 것.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었던 무명(無明)을 참회하면서 보다 청정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고즈넉한 산사가 적잖다. 때와 장소에 따라서일몰이나 일출의 장관도 각양각색이다.

전국의 각 사찰들이 불자는 물론 일반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해넘이와 해맞이 법회를 마련하고 있다. 경주 불국사는 31일 밤 사찰 주차장에서 국악공연을 비롯한 산사음악회에 이어 제야법회를 가지고 자정을 기한 통일타종식과 함께 새해를 맞이한다.

또 석굴암에서는 철야정진 기도를 열고 기도회를 끝낸 불자들이 새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독도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일출을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울릉도의 경우 진각종 금강원에서 불자들을 중심으로 한 새해맞이 법회에 이어 새해의 첫해를 맞이할 계획이다.

영천 은해사도 철야정진 기도회를 마친 불자들이 중앙암으로 올라 일출을 맞이하며, 대구 팔공산 갓바위는 철야기도와 함께 해마다전국의 해맞이객들이 몰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청도 운문사 사리암과 영천 팔공산 거조암, 양산 영축산 통도사 등은 새로운 내일을 다짐하는 정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주요 기도도량이다.

강화 전등사는 29일 오후 대웅전에서 승무와 바라춤으로 해넘이 춤공연을 가지며, 강원 양양 낙산사에서는 제야의 종 타종과 함께 새해 첫날 아침 의상대에서 해맞이 법회를 행한다.

전남 해남 미황사는 31일 오후 땅끝마을 봉화대에 불을 지펴 해넘이 행사를 한 뒤 달마산에서 일출을 맞고, 제주 약천사는 31일 밤 1080배 참회정진 법회에 이어 해맞이 법회를 가진다. 이밖에 여수 향일암과 서산 간월암 등 해수관음 도량에서도 많은 불자들이 철야기도와 함께새해를 맞을 계획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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