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 경제위기 아 확산 우려

일본의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산업생산이 뚜렷한 감소추세를 보이는 등 일본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일본 경제의 위기를 반영, 아시아 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엔화 하락은 내년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돼 아시아 경제에 심한 타격을 입힐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위기의 경제지표=일본의 11월 실업률이 전달의 5.4%보다 0.1%포인트 높아진 5.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실업률이 내년에도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일본의 산업생산이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지난달 산업생산지수(기준 95년=100)는 전달에 비해 1.8% 하락한 90.9로 조사돼 지난 8월 95.6을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또 지난 9월말 현재 일본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가계 금융자산 잔고가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으로 가계 금융자산 잔고는 1천404조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감소했다. 일본은행은 이처럼 가계 금융자산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주가가 하락한데다 가계소득의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엔 하락=일본 엔화 환율이 27일 뉴욕시장에서 3년여만에 최고치인 달러당 132엔을 넘어섰다. 이같은 엔화 환율은 지난 1998년 10월 6일의 달러당 132.58엔 이후 3년여만에 최고치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CSFB와 일본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각각 엔-달러환율이 내년에는 현재보다 더욱 하락해 140엔선까지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일본 관리들은 최근 엔화가치의 계속적인 하락은 일본의 경기침체를 고려할때 바람직한 현상이며 엔화 가치의 계속적인 하락을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아시아 국가는 엔저현상이 아시아 통화의 절하경쟁을 초래, 아시아 경제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대응=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7일 "내년 2, 3월 경제위기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한 비상 수단을 필요에 따라 강구하겠다"고 밝혀 금융기관에 대한 공적 자금 재투입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를 표명했다.

그는 특히 "국내 경기가 심각한 상태로 진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일본 장래에 대해 희망과 목표가 담긴 구체적인 비전을 연초에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앞서 지난 98년과 99년 금융기관에 공적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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