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2 생태관광의 해 대구.경북의 생태공원-(1)서대구 낙동강습지

환경훼손을 부르는 무분별한 관광개발과 생태계 수용능력을 초과하는 지나친 관광활동의 대안으로, '생태관광'(Ecotouris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광상품으로 손색없을 뿐 아니라 환경보전·환경교육·지역사회의 경제적 효과를 함께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도시의 발달에 따른 환경위기의식, 시민들의 자연환경에 대한 욕구가 동시에 커짐에 따라 도시공원에도 '생태공원'(Ecological Park) 개념이 적극 등장하는 추세다. UN이 정한 '세계 생태관광의 해'를 맞아 대구·경북지역의 생태관광 및 생태공원을 집중 소개한다. 편집자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생태공원은 서대구 낙동강습지·동화천습지·안심습지 등 3곳. 시는 이 가운데 1차적으로 75억원을 투입, 서대구 낙동강습지부터 생태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곳은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방문하고 싶은 생태공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자연환경

낙동강, 금호강, 진천천, 달서천이 합류하는 서대구 낙동강습지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달성습지'라는 이름으로 등록돼 있다. 천연기념물 제228호이자 국제보호조류인 흑두루미 외에도 오리, 기러기류 철새 수천마리가 매년 월동, 조류학계의 관심을 받는 곳이다.

이곳은 대구시의 생태조사 결과 국내 미기록종 및 희귀 동·식물 수십종이 서식,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한 조사에서 국내 미기록종인 달성게거미와 환경부 지정 희귀종 큰조롱박먼지벌레, 느릅애매미충이 발견됐다. 특히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수달(천연기념물 330호)과 보호야생종 삵도 살고 있으며, 왕버들, 시무나무, 개구리갓, 묏대추 등 환경부 지정 특정식물 1등급종 7종 등도 분포하고 있다.

▨문제점

최근 몇년 동안 이 일대에서는 두루미의 월동모습이 사라졌다.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생태계 피해다.

경북대 박희천 교수(생물학과)는 "철새 도래시기에 한해 습지 일대의 어로행위를 금지하는 등 이용제한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 철새가 찾지않는다면 생태공원도 무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는 습지 내 사구(沙丘)의 생물서식환경 보전도 시급하다. 이 곳 사구는 하천습지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생태적 핵심지역(Core Zone)' 역할을 하고 있으나 전체 면적(약 1㎢)의 절반 이상이 논·밭으로 개간돼 있고 비닐하우스도 수십동씩 들어서 있다.

더욱이 최근 낙동강을 가로질러 대구 성서공단과 경북 고령군을 잇는 고압 송전선로(길이 16㎞·15만4천v)까지 들어서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대구시가 인근에 계획중인 낙동강변 도로(성서공단~달성 구지간 33.96㎞)도 환경생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도로를 일반적 방식인 개방형으로 하지 말고 차폐터널 형식으로 시공, 차량 소음·진동과 전조등 불빛을 막아야 생태계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생태공원 조성 계획

대구시는 국비 37억5천만원을 포함 모두 75억을 들여 올 하반기에 생태공원 조성공사에 들어가 2007년 완공할 예정이다.

시는 서대구 낙동강습지를 환경생태 학습장과 수생식물을 이용한 생태정화습지로 조성, 환경생태공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방문자센터와 생태계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한 탐방로를 만들어 탐방객들이 공원내를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두루미, 오리 등 조류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탐조시설 4곳과 야외학습장 7곳도 함께 조성한다. 이같은 시설이 모두 갖춰지면 한해 70만명 정도의 탐방객이 찾을 것으로 대구시는 기대하고 있다.

김차영 대구시 환경정책과장은 "생태공원 개발로 친자연적 생태관광에 따른 경제적 이익과 함께 지역 홍보·교육적 효과 및 금호강 수질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며 "시민들의 녹색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대구의 명소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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