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로화 일제히 통용 시작

유럽 12개국 단일 통화인 유로화가 1일부터 그리스, 핀란드 등지에서 일제히 통용되기 시작했다.

1991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으로 유로화 구상이 나온지 10년, 유로화가 출범한지 3년만에 2002년 새해부터 유로화가 본격 유통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첫날 표정=유럽에서 가장 빨리 새해를 맞은 인도양의 프랑스령 레위니옹섬에서 1일 1kg의 과일이 할인 가격에 팔린 것을 시작으로 유로화는 본격적인 통용에 들어갔다.

벨기에 전역에서는 1일 첫 두시간동안 1분에 600건의 유로화가 현금 지급기에서 인출된 것으로 보도됐고 이탈리아에서는 이날 정오까지 100만장 이상의 지폐가 인출됐다.

일부 은행들은 현금 자동 인출기의 투입구를 껌으로 막아 놓은 장난꾼들에 불평을 내놨지만 이날 위조 화폐나 물가 상승, 혹은 대규모 혼란의 조짐은 없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화폐 교환 작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일부 소매점 등에서는 혼란이 발생, 신년휴일이 끝나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경우 큰 혼선이 발생할 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리스에서는 유로화 대신에 유럽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드라크마를 여전히 사용하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고 한 신문판매대 점원은 전했다.

또 오스트리아 국립은행의 빈 지점에서는 직원이 908유로(미화 805달러 상당)어치의 신규화폐 뭉치를 불과 36.35유로에 교환해주는 실수를 저질러 872유로의 손실을 입기도 했다고 이 은행측이 밝혔다.

특히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을 잇는 A9 자동차 도로상에서는 유로화에 익숙하지 않은 톨게이트 직원들이 거스름돈을 유로화로 내주면서 교통체증 구간이 최고 5㎞에 이르는 등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긍정적 평가=유로화에 대한 본격적인 시험은 대부분 기업과 상점들이 새해 연휴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게 되는 2일부터 시작될 것이지만, 일부 소매상들이 유로화 현금 부족에 직면할 것이란 당초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로화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일 역사적인 유로화 전환 작업이 유럽 단일통화 출범을 환영하는 들뜬 분위기속에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EU집행위원회 제라시모스 토마스 통화담당 대변인은 이날 유럽이 신년연휴를 마치고 업무를 재개하는 2일에도 별다른 문제가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제반상황이 잘 풀려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빔 두이젠베르크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화의 통용이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EU 국가 가운데 유로화를 적용치 않고 있는 덴마크, 스웨덴, 영국 3개국에 동참을 촉구했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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