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달라져야지. 늘 일에 쫓기고 생존경쟁과 끝없는 가사노동에 시달려 부모노릇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엄마 아빠들. 괜히 아이들에게 화풀이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묻는 아이가 귀찮아 짜증부린 날도 많았으리라.
새해엔 보다 좋은 엄마 아빠가 되려는 30대 부모들의 각오를 들어본다.
지난해 12월24일은 결혼기념일이었지만 난 아주 당연하게(?) 평상시처럼 보냈고 이튿날인 크리스마스에도 여느 일요일과 다름없이 텔레비전 시청과 잠으로 나만의 평화를 즐긴 간 큰 아빠, 간 큰 남편이었다.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 이야기는 하면서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아빠,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린 남편, 이것들이 나의 모습인가?
격무로 인한 피로와 술에 찌든 나. 누군가가 직장에서 일만 열심히 하면 가정은 저절로 행복해지는가를 반문했다. 직장은 행복한 가정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지 그 이상의 것이 아니라는 거다. 직장을 위해 가정을 희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평일엔 만나기 힘들고 휴일엔 텔레비전과 잠만 좋아하는 아빠, 대화가 없고 자녀양육에 무관심하며 월급봉투만 갖다주는 남편이 되지 않아야겠다.
짧은 시간이라도 서로 손잡고 가까운 공원에 나가 가족간의 사랑과 정을 느끼며 아빠와 남편이라는 존재를 깨닫게 되는 기회를 갖고 싶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남편과 아빠가 돼야겠다.
정원철 (36.원더랜드 외국어학원 부원장.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초등학교 4학년인 딸(정은새아)의 키가 어느새 나와 비슷해져버린 사실에 덜컥 겁이 난다. 딸애가 나보다 키 큰 날이 오려면 아주 많은 날들이 남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땐 나름대로 열심히 사는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려했는데 어느날 그렇게 훌쩍 커버린 것이다.
결혼 후 일을 시작한 바람에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역할보다는 나의 일에만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는지 많은 생각이 든다.
딸애가 여섯살 때 학원에서 돌아와 자기 도시락 통을 씻으며 "우리 엄마는 많이 바빠서 힘드시니까 자기일은 스스로 해야한다"며 웃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아마도 딸애는 친구들 엄마와 달리 일에 매인 엄마때문에 마음 상하는 일들이 많았을게다.
누군가가 "진정한 행복을 찾으려면 가정으로 돌아가라"고 말한 것처럼 점점 비어가는 나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한번쯤 되돌아보면서 살아야할 것 같다.
아이들과 대화시간을 자주 갖고 e메일도 주고받으며 질책보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엄마, 보다 많은 추억을 아이들 마음 속에 새겨주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새해엔 딸 은새아와 아들 차오름에게 지금보다 더 눈높이 사랑을 실천할 것을 다짐하며 느티나무처럼 편한 그늘이 돼준 남편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박영란 (35.광고기획사 예스컴 실장.대구시 달서구 파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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