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플라시보 효과 확인됐다

약품 대신 대체 물질을 투여, 심리적 치료효과를 얻는 '플라시보 효과'가 뇌 활동 측정으로 규명돼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에 응용될 수 있게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정신병리학자인 앤드류 루치터 박사팀은 최근 51명의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플라시보 효과 실험을 실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루치터 박사팀은 두달여 동안 51명의 환자 중25명에게는 항우울제를 투여하고, 나머지 26명에게는 설탕을 먹게 한 뒤 이들의 뇌파 활동을 컴퓨터 영상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항우울제를 복용한 환자 25명 중 13명의 뇌 전두엽 피질에 변화가 일어났고 설탕을 먹은 환자 26명 중 10명의 뇌 전두엽 피질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전두엽 피질은 사람의 기분과 관련된 곳으로 반응을 보인 환자들은 항우울제를 복용했는지 설탕을 먹었는지 구별할 수 없었고상태도 좋아졌다. 연구팀은 8주가 지난 후 가짜 약을 먹은 환자들에게 약이 아니라 설탕을 먹은 것이라고 알려주자 한달이채 못돼 다시 기분이 저하되는 사실을 관찰했다.

실제 약과 가짜 약을 통한 플라시보 효과 실험은 환자들의 상태를 비슷하게 개선시켰다. 그러나 작용 과정은 차이가 났다. 항우울제를 복용했을 경우 환자들은 48시간 이내에 기분이 고양되는 반면 플라시보를 복용한 환자들은 2주에 걸쳐 서서히 기분이 나아졌다.

이러한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정신질환 치료에 약물 치료와 플라시보 효과를 병행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우울증 환자들은 심리적 원인을 많이 갖고 있는 만큼 두 가지 치료를 적절히 병행할 경우 환자들이 어느 순간 우울증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루치터 박사는 "플라시보 효과가 뇌파 활동 측정법으로 입증됐다"며 "플라시보 효과를 잘 응용하면 우수한 약물 못지 않게 커다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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