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통역봉사자 편중 '비상'

월드컵을 5개월 앞둔 대구시에 통역 비상이 걸렸다.

대구시가 현재 확보한 통역자원봉사자 400여명 중 상당수 외국어는 지원자가 없어 선수단 통역조차 힘들 판이며, 택시 동시통역시스템도 개인택시만 설치하고 있고, 호텔업계도 일부 외국어에만 신경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시는 지난 한해 월드컵에 대비해 9개 국어 통역자원봉사자를 모집, 414명을 확보했지만 영어, 일어, 중국어 3개 국어가 전체의 92.9%를 차지하는 극심한 편중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불어 7명 러시아어 4명을 비롯 독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태리어 등다른 6개국어 자원봉사자는 29명에 그쳤으며, 대구에서 예선을 치르는 세네갈(불어사용), 슬로베니아(슬로베니아어 사용) 등은 선수단 통역서비스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광과는 월드컵기간에 세네갈인 2천여명, 슬로베니아인 3천여명이 대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슬로베니아의 경우 국내에 슬로베니아어 전공자가 전무한 상황에서 제2외국어인 독일어 통역 지원자도 5명에 불과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이달부터 대구지역 외국어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통역자원봉사자 추가 모집에 들어가 대회 전까지 불어 15명, 독일어 10명 등 50~100여명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 지원자가 드물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광객 운송수단의 동시통역 시스템 역시 개인택시는 지난해 500대 설치에 이어 대회전 2천500대 추가 설치를 계획하고 있는 데 반해 법인택시는 설치비 부담(대당 설치비 89만 8천원)때문에 나서는 곳이 없다.

법인택시 운전기사 이모(34)씨는 "택시회사 업주들이 사업성에 의문을 제시하며 시스템 설치를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시내 호텔들도 종업원을 대상으로 한 외국어 교육이 전문강사 부족으로 겉돌고 있고 영어.일어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호텔은 직원들이 외국인 앞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현장 영어 즉석테스트를 실시하며 외국어 표현을 통채로 암기하도록 하고 있지만 호텔 직원들은 '회화에 자신이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또 대구시에서 통역자원봉사자를 지원받는 10개 호텔 경우 대부분이 영어. 일어 봉사자를 고용, 중국어.불어권 등 제 3국 관광객을 외면하고 있다.

직원 5명이 1일 2교대로 영어, 일어 통역을 맡고 있는 ㄱ호텔은 일어 자원봉사자를 임시 고용했고, 직원 6명이 3교대로 영어, 일어 통역을 맡고 있는 ㅍ호텔도 영어 자원봉사자를 고용했을 뿐이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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