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53.영남대 조형대) 교수의 대중 장악력은 역시 남달랐다.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2월 26일까지 열린 한국미술사 공개강좌 '문화유산을 보는 눈'은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속에 수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 때문에 '유홍준'이란 문화 스타(?)의 힘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는 이번 공개강좌를 마지막으로 이달말 영남대를 사직하고 올해 신설되는 명지대의 미술사학과로 자리를 옮기는 것. 유 교수는 "더나은 연구와 강의를 위해 최초로 학부과정에 미술사학과를 신설하는 명지대를 택했다"면서 "91년 이후재직해온 영남대를 떠나는게 아쉽지만, 조형대학의 이론교수보다는 미술사학과에서 미술사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명지대의 '국제한국학연구소' 소장을 맡아 한국학 차원에서 미술사 연구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그의 서울행은 일찌감치 예정돼 있던 거나 마찬가지였다. 90년대 중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성공이후그는 일주일에 2, 3일의 강의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활동은 서울에서 해왔다. 또 유 교수의 존재로 인해 영남대조형대학원에 대한 인기가 치솟았지만, 바쁜 일정 탓에 학생들의 욕구를 제대로 채워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그는 전국적인 활동반경을 가진 유명인사였기 때문에 영남대에 안주하면서 지역문화에 보탬을 주기란 너무나 어려웠으리라.11일 서울 자택에 머물고 있는 그에게 올해 계획과 근황을 물어봤다.
그는 "오는 3월 1일 발간되는 추사 김정희의 삶과예술을 그린 '완당평전(총 3권)'의 마무리 작업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있다면서 이 책의 의미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자료를 수집하고 찾는데 10년, 역사비평에 연재하는데 2년, 원고 수정에 3년이 걸린 방대한 작업입니다"
그는 요즘 대중적인 저술보다는 학문적 성과물에 상당한 신경을 쏟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출간된 '화인열전'과 이번의 '완당평전'은 한국미술사의 연구성과를 보여준다는 의미"라면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등의 대중적인 저술은 '본업'이라기보다는우연하게 만들어진 것"이라는 얘기까지 했다. 유 교수는 올해 완당평전 발간을 계기로 전국을 돌며 추사 김정희의 개인소장품 전시회와 강연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도 대구에서 한국미술사 공개강좌를 할 계획"이라면서 "대구에 이번 공개강좌 같은 좋은 프로그램이많이 만들어져, 시민들이 고급 여가문화를 자주 향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 한해 그의 활기찬 행보를 기대해본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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