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미술관은 지역 미술인들의 꿈이자 희망이다. 꼭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시립미술관이 곧 건립되면 지역 미술의 발전을 앞당길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는 미술인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등의 시립미술관들이 눈부신 활동을 하는데도, 미술도시라는 대구에는 미술관 하나 없다는 사실이 미술인들의 자존심을 구겨왔다. 그런데도 올해 예산에 공사비가 단 한푼도 책정되지 않아 완공시기가 계획보다 훨씬 뒤로 밀리게 됐다. 대구시는 당초 완공시기를 2003년으로 계획했지만, 현재대로라면 빨라도 2005년, 늦으면 2006, 2007년 쯤이 될 전망이다.
▨계속 늦춰지는 시립미술관 건립
대구시는 97년 대구미술인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시립미술관 건립을 결정하고, 99년 기본계획안 확정, 설계공모 등을 했다. 그렇지만 99년 10월 서울 희림건축의 작품이 설계공모에 당선된 이후, 2년이 넘도록 공사의 전단계인 실시설계 과정에 머물고 있다.
대구시가 실시설계 과정에 국내외 미술관 운영사례 등을 최대한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은 괜찮았지만, 정작 공사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시간만 끌어온 듯한 느낌이다. 발단은 대구시의 열악한 예산사정 때문이지만, 대구시와 시의회의 문화에 대한 무관심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유환우 대구시 문화예술과장은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아직 끝나지 않아 올해로 예정됐던 토지보상을 내년으로 연기했다"면서 "내년에 시작해도 별 문제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가 다른 사업을 위해 올해 계획된 토지보상비 70억원을 예산의 우선 순위에서 빼버렸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내년에 토지보상을 끝내고 공사에 들어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완공시기는 2006, 2007년이 돼야 할 것 같다. 또 대구시의 재정상황을 볼때 500여억원의 총공사비(국비지원 20,30% 예상)를 감당하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술계의 반응과 대책
미술계는 요즘 시립미술관 건립을 기다리기에 지친 분위기다. 당초 2003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맞춰 개관을 기대해왔지만, 완공시기가 계속 미뤄지는데 내심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병재 대구미술협회 사무국장은 "대구시 관계자들을 만날때마다 올해 토지보상분을 예산에 우선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도 잘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미술인들의 소극적인 자세도 문제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미술계의 건의로 시작된데다 충분한 당위성을 갖고 있는 일인데도 대구미술협회와 미술인들이 얼마만큼 건립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충분한 건의를 해왔는가에 대한 회의가 많은 것이다.
한 화가는 "지난 97,98년에는 미술계에 시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열의가 넘쳐났지만, 요즘들어 무관심한 이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미술인들이 다시한번 나서 뛰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대구시립미술관은=수성구 삼덕동 대구대공원부지에 2만1천600여평의 대지에 지상2층, 지하1층(연건평 3천104평)으로 건립된다. 금속과 복층 유리의 건물외양에 1층의 기획전시실 시민갤러리, 2층의 조각전시실 상설전시실 자료실 문화교실, 지하의 수장고 보존과학실 강당 세미나실 등이 배치된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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