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경선주자 인터뷰-김근태 고문

김근태 민주당 고문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출마를 선언했다"고 말했다.그래서 캐치프레이즈도 '굿바이 지역주의, 굿모닝 김근태'로 정했다.

김 고문은 "국민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지역주의는 청산될 수 없다"며 "지역주의를 타파, 한국정치를 확 바꾸겠다"고 강조했다.대구·경북을 향해서도 "정치가 안정되려면 지역주의를 파괴해야 한다"는 점을 호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출마의 변은.

▲내가 후보가 된다는 것은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간다는 의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해 실패했거나 곤경에 처해 있다.- 대통령이 되면 먼저 무엇을 하겠나.

▲청와대를 박물관으로 만들고 집무실과 비서실을 합치겠다. 집무실을 정부종합청사로 옮기는 방안도 좋다.국민과 호흡하는 대통령, 눈높이가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 개혁파 연대론은 유효한가. 정계개편 가능성은.

▲내가 주장하는 것은 '열린 연대'다. 지역주의와 부패, 특권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 하자는 거다. 후보가 되면 정계개편이 가능하다. 야당에도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지역주의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대선후보의 지방선거 결과 책임론을 어떻게 보나.

▲그래서 지방선거 이후에 하자고 했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다.

- 당내 지지세력과 대중적 인지도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취약하다는 건 지나치다. 지역적 배경을 내세우지 않아서 그렇다. 능력과 자질은 인정하는데고향이 전라도나 경상도가 아니라서 그렇다는 건데, 그러면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 수 없다.- 동교동계 해체와 계파정치 청산을 요구한 바 있다.

▲동교동계가 민주당의 '하나회'로서 기능했기 때문에 해체하라고 한 것이다.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니까 게이트가 터질 때마다 사람들이 의심한다.- 한나라당은 남북관계의 상호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이회창 총재가 주장하는 상호주의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북한은 소위 막나가는 막내동생이다.식량이나 의료문제는 인도주의 원칙하에 지원해야 하나 나머지는 비즈니스 원칙을 따라야 한다.- 이회창 대세론과 이 총재를 평가한다면.

▲잘해서 대세론이 생긴 것이 아니다. DJ가 싫고 민주당이 잘 못해서 그렇다. 민주화 운동을 한 나는 타협하려는데 그는 투쟁으로 모든 것을 풀려한다. 이 총재는 또 옛날 경제철학을 가지고 있다. 재벌에 돈을 몰아 경쟁력을 갖추게 하자고 한다. - 야당내 정당개혁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하나.

▲야당에도 위기감이 있을 것이다. 국민이 정치개혁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 자민련과의 합당은.

▲반대한다. 공조와 합당은 차원이 다르다. 지금 이인제 고문이 주장하는 합당은 지역주의 세력간의 정치적 거래를 전제로 한다. 그래서 반대한다. - 보수층을 끌어안을 복안은.

▲지금은 색깔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역주의와 부패, 특권의 청산을 위해 누가 함께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내가 건강한 보수주의자에게 반감이 없는 것처럼, 그들도 역시 나를 거부하지 않는다. - 한국정치의 가장 큰 병폐는.

▲돈과 지역주의다. 일부 TK의원들이 TK세력화 얘기를 하는데 함께 망하자는 말이다.-민주화한다고 데모만 했지 국가경영능력이 있느냐고 비판하는 이도 있다.

▲민주화 운동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서슬퍼런 시대에 무엇을 했나.- 자신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신념과 비전을 지키기 위해 일관되게 살아왔다는 것이 장점이다.단점이라면, 눈물이 많은 편이다.- 당내경선에서 최대 경쟁자는 누구인가.

▲지역주의와 돈이 최대 경쟁자다. 후보 모두 개인적으로 훌륭하신 분들이다. 국가적 자산이다.그러나 경상·전라·충청도로 흩어져 지역주의를 부채질하는 게 문제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나.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국가재정을 쓰는 것을 반대한다. 하지만 박근혜 의원과는 정당의 민주화에 대해 얘기를 나눈 바 있다. - 김윤환 민국당 대표는 김 고문을 높게 평가한 적이 있다.

▲김 대표는 억압의 정권에서 타협과 조정으로 온건 노선을 걸었다. 그런 분이 있었기에 더 많은 피가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 대구·경북지역 유권자에게 할 말은.

▲3선개헌 이후 71년 대선에서 TK가 각성했다면 유신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전두환·노태우 정권 당시 TK가 무슨 혜택을 받았나. 청와대 사람 아는 것이 '빽'이 되는 사회가 계속되면 한국은 희망이 없다.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서 달라. 21세기 동북아에 한반도가 중심에 서느냐가 관건이다.

대담=서영관 정치2부장 seo123@imaeil.com

정리=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신상명세서

△출생=1947년 경기도 부천

△가족관계=부인 인재근(49)씨와 1남 1녀

△학력=서울대 경제학과

△경력=15,16대 의원, 민청련 1·2대 의장, 한반도재단 이사장, 민주당 최고위원

△병역=육군 병장제대

△취미·특기=축구, 영화감상

△재산=5억3천336만원

△집 평수=50평(전세)

△존경하는 이=김구, 케네디, 드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