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심재륜 고검장 퇴임 안팎-"儉亂은 국정책임자 탓"

심재륜(沈在淪.58) 부산고검장 퇴임식이 18일 오후 3시 부산고검 1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심 고검장은 퇴임사에서 "검찰조직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은 인사특혜와 권력공유, 신분상승을 위해 권력 주변에 줄을 섰고 권력의 충실한 시녀 역할을 한 때문"이라며 "정의를 바탕으로 외압에 굴복하지 않고 공정한 칼날을 휘둘러야검찰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고검장은 또 최근 검찰의 잘못으로 정부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른바 '검난(檢亂)'의 원인과 배경은 거듭된 검찰인사의 잘못과 검찰권에 대한 간섭에서 비롯된 만큼 인사권자인 정부 최고책임자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심 고검장은 검찰 인사시스템의 정착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후배를 위해 길을 터 준다는 억지춘향식의 이름아래 검찰을 떠날 수밖에 없는 작금의 사태도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검찰을 떠나는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퇴임식에는 명로승 부산지검장과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대검 마약수사부장, 부산지.고검 검사 등 188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심 고검장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8월 복직할 당시의 심정과 지금의 심정은.

▲ 지난해 초 면직 당시 부당한 면직이었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에 따라 복직을결심했고 검찰이 살아있다는 상징성을 내보이기 위해서라도 보직을 맡아 일정기간 복무하기로 했다. 복직 당시에도 일정기간이 지난 뒤 명분이 쌓이면 조직을 떠나겠다고 밝힌 만큼 지금이 적당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후배 검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검찰 스스로 부단한 개혁과 엄정하고 성역없는 수사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국민들의 신뢰와 검찰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총장후보 물망에도 올랐는데.

▲ 지난해 복직할 당시에도 총장에 대한 욕심은 추호도 없었다. 다만 검찰의 명예와 신분보장의 상징을 위해 복직하게 됐고 다소 미흡하기는 하지만 복직의 의미를 어느정도 알렸다고 판단해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 당분간은 아무일도 하지 않고 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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