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천차만별 은행수수료 체계 최고 50% 차이

은행마다 수수료 체계가 천차만별이다. 어쩌다 거래하는 사람이라면 느낌이 별로 없겠지만 자주 거래하다보면 이것도 꽤 큰 금액이다.은행의 수익확대 노력이 서민들에게는 즉각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수수료 실태

외환은행은 최근 예금주 명의변경시 5천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자기앞수표를 조회할 때는 장당 1천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한빛은행에 어음.수표 사고신고시 1천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 모두가 전에는 없던 것들이다.

은행들이 수수료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더욱 이해하기 힘든 것은 수수료가 은행마다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는 사실. 은행측은 원가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고객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같은 지역에 있는 같은 은행'으로 보낼 때의 수수료가 50%나 차이가 난다. 다른 지역에 있는 같은 은행으로 보낼 때는 3천500원 정도 차이가 난다.인터넷뱅킹의 경우 원가 인하 요인이 있는데도 은행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인터넷뱅킹 이용자 수가 895만명(2001년9월 현재)으로서비스 초기인 99년말(12만명)에 비해 70배 이상 늘었는데도 수수료는 그때와 비슷하다(300~500원). 일부 은행은 오히려 올렸다.

▨수수료 차등 근거 및 인상 이유

10만원을 송금할 때와 500만원을 송금할 때 드는 비용은 많은 차이가 난다(도표참조). 은행마다 원가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설명할 뿐 설득력있는 이유를 제시하지는 못한다. 기껏해야 상대 은행이 그만큼 많은 돈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정도다. 은행 관계자조차도 금액별 수수료 차등은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고백한다.

은행들은 현재 예대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수료 수입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또 현재는 엄청난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가계대출 연체 급증 등 언제 금융환경이 급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시절이 좋을 때 많이 벌어둬야 한다는 입장에서 과거에는 무료로 하던 서비스도 수수료를 받고 있거나 올리는 것.

▨수수료 수입

조흥은행은 지난해 6천698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려 전체 영업수익(1조5천352억원)의 44%를 차지했다. 물론 신용카드수수료 수입이 5천798억원으로 절대적인 액수를 차지하지만 일반 수수료 수입도 매년 비중이 늘고 있다. 서울은행도 수수료 수입이 전체 영업수입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외 상당수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은 전체 영업이익의 6~10%에 달한다. 대부분의 은행 수수료 수입은 전년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전망

금융권 관계자들조차도 은행들이 원가 산정에 대한 구체적 설명없이 수수료부터 인상하는 것은 분명 설득력이 없다고 말한다. 은행들이 예대마진 축소를 수수료 수입에서 보전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은행들은 앞으로 수수료를 계속 신설하거나 올린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실정.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금융감독 당국이 나서서 은행별 수수료 체계 및 인상률 추이를 공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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