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만 무성했던 대통령 처조카 이형택씨의 각종 금융비리가 점차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제기된 이씨의 금융비리 의혹은 △이용호씨의 조흥캐피탈 인수 청탁 △삼애인더스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 및 인수에 영향력 행사 △S건설 회사채 인수 및 보증을 위해 금융기관에 압력행사 의혹 등 3가지로 대별된다.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중인 특검팀은 이 중 가장 먼저 조흥은행 계열사인 조흥캐피탈을 이용호씨가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형택씨가 위성복 조흥은행장에게 1, 2차례 전화를 걸어 이용호씨의 인수를 도와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한 사실을 밝혀냈다
특검팀은 조흥캐피탈 인수에 대한 이씨의 청탁이 한달전인 8월 이씨가 강원도 철원 소재 토지 2만7천평을 이용호씨에게 비싼 값에 매각한 대가로 판단, 이씨의 구속영장에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추가적용했다.
위 행장이 "조흥캐피탈 매각과정은 한 점 의혹없이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듯 이씨의 청탁이 실제로 입찰과정에 영향을 줬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위 행장이 조흥은행 대주주인 예보공사 전무이자 대통령 처조카인 이씨의 청탁을 가볍게 넘겨버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인 만큼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특혜인수라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조흥은행과 관련해서는 이용호씨가 인수했던 쌍용화재의 모기업인 쌍용그룹 주채권은행이 조흥은행이라는 점과 삼애인더스의 해외CB 발행 주간사가 KGI증권(전 조흥증권)이라는 점도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특검팀이 조흥캐피탈 인수과정에 이씨의 청탁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밝혀냄에 따라 삼애인더스의 해외CB발행과 S건설 회사채 인수 및 보증 압력 의혹 등 이씨와 관련된 또 다른 금융권 로비의혹도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검팀은 삼애인더스가 발행한 900만달러의 해외CB를 산업은행이 전량 인수한 뒤 이용호씨에게 재매각한 과정에 이씨의 로비가 개입됐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산은 관계자들을 소환키로 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용호씨가 해외CB를 외국인이 인수한 것처럼 선전, 102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점, 당시 이씨와 이용호씨가 보물발굴 사업으로 연결돼 유착돼 있던 시점이라는 사실 등에 주목, 이씨의 로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S건설의 회사채 220억원에 대해 한빛은행이 보증을 서고 산은이 인수한 과정에 이씨의 로비손길이 미쳤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특검팀은 조만간 두 은행 관계자와 S건설 직원들을 불러 보강수사를 벌인다는 계획이어서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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