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가도 사라지고 다시 조금씩 아장아장 다가오는데도 얇은 햇살사이로 간간이 불어대는 매서운 바람은 여전히 우리들을 겨울속으로 밀어넣기만 한다. 어둠은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와서 거리는 조금전과 다른 모습으로 우리곁에 나타났다.
무거운 외투를 걸쳐보지만 귓전으로 함부로 스쳐지나가는 바람때문에 옷깃을 세워야만 했다. 옷을 많이 입어야할까? 무거울텐데 어쩌면, 옷의 무게만큼이나 마음도 무거울 것 같다.
신문지상에 옷을 벗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르고 또 오르곤한다.무슨 큰 잘못을 하였길래 추운날씨에 옷을 벗을까. 사회적으로 그렇게 부러워하고 부와 명예를 함께 누린다는자리에서 옷을 벗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흔히들 옷을 벗는 것은 외설이요 옷을 입지않는 것은 예술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옷을 입지않는 사람들이 있다.목욕탕에 가 보자. 누구나 다 옷을 입지않는다. 옷을 입지 않는다고 창피하거나 부끄러워 하는 사람은 없다.
또 서로 벗은 모습을 보려고 다투지도 않는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당하기까지하다. 처음 태어난 아이를보자.그 티없이 맑고 고운 눈과 피부는 조그만 티끌이라도 있을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육체의 무거운 옷도 불편하지만 마음의 욕심의 옷은 거추장스럽기까지하다.
이 세상에 순수하고 진짜란 과연 어떤 것일까. 철학자 플라톤은 순수하고 진짜란 자기동일성(타자와 섞이지않고)과 시간속에서도 소멸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참으로 진짜 되기가 쉽지않는 모양이다. 자신의 순수성을 시간과 관계없이 유지하라는 말인데, 아니 그럼 우리 모두가 성인군자가 되어란 말인가? 결코 그것은 아니다.
성인군자 흉내라도 내어보자는 것이다. 흉내와 모방이 창조를 가져온다고 하지않았는가?자,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옷을 벗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따스한 봄햇살을 맞이하게 말이다. 이동성( 대구과학대 멀티미디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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