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인 일자리 마련해줘야

손명숙(48.여) 대구 여명라이온스클럽 회장은 노인 취업문제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노인자활사업에 써달라며 라이온스 단체 후원금 300만원을 대구시니어클럽에 전달한 것을 비롯, 지난해 여름 통과된 자신의 대학원 석사논문 주제도 노인취업문제였다. 지난해말부터는 노인취업에 관한 상담역할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인 부양시대는 끝났습니다. 자녀들이 부모를 부양하기가 사실상 힘들다는 겁니다. 부부중심사회가 이미 뿌리내리고 있어요. 하지만 부양문화는 이미 변했는데 노인들이 사는 모습은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손회장은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운동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더 급한 사회안정책은 없다는 것.

"이웃 일본만해도 노인들과 일자리를 나누는 운동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본에선 운전기사 가운데 60세 이상 노인들이 많아요. 그들에게 운전이라는 일자리를 주는 겁니다. 결국 부가적인 효과로 교통안전도 나타났어요".

손회장은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등 노인들에게 적당한 직업이 많다고 했다."흔히 노인들은 경로당과 공원을 전전하죠. 그렇지만 그것도 몇년이죠. 수십년을 그렇게 해야한다고 상상해보세요. 얼마나 끔찍한 일입니까".

손회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74세 정도인데 대다수 근로자들의 퇴직연령은 50대 중반이라며 산술적으로 따져도 한국 노인들은 20년 가량 유휴인력으로 살아가야한다고 지적했다.

"할아버지보다 할머니들은 더욱 열악한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할머니들은 파출부밖에 할 것이 없어요. 나이들어서도 성차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성 노인들에 대한 대책이 더 급합니다".

손회장은 대학원 논문 준비를 하면서 많은 노인들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노인들의 가장 큰 고민이 일거리가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는 것.

"제 친정아버지만해도 공직에 계시다 은퇴하셨는데 할 일이 없다보니 벌써 20여년째 그냥 세월만 보내고 계세요.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경륜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손회장은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기업 등 사회 각계에서 운동형태로 전개되어야 노인문제 해결에 힘이 생긴다는 것이 손회장의 생각이다.

"노인들의 끼니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사회 각계 단체였습니다. 국가가 이런 부분까지 다 들여다보기는 어렵죠. 사회 각 단체가 관심을 기울이니 많은 노인들이 끼니 걱정을 덜었습니다.

지금도 달성공원에 가보세요. 비닐봉지를 든 할아버지가 2번 배식을 받은 뒤 한끼는 봉지에 담아갑니다. 저소득층 노인의 기본적 생활고에서부터 은퇴자들의 자아실현까지 노인문제는 넘어야할 산이 많습니다".

손회장은 사회 각 분야가 네트워크를 구성, 노인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며 노인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내문제라는 인식만 갖춰진다면 해결은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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