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시가스 김영훈 회장 인터뷰

에너지산업 외길을 고수하면서 국내 에너지산업을 주도해 온 '대성그룹'에서 지난해 제3군 소그룹으로 분리된 대구도시가스(주) 김영훈 회장을 만나 사업계획 등 회사운영 포부를 들어봤다.

그는 올해를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아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건설업 진출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지역을 기반으로 출범한 대구도시가스(주)가 다각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새롭게 진출하려는 분야가 있는가.

▲선친인 고 김수근회장께서는 해방후 처음으로 대구에서 석탄산업을 시작하셨고 그것이 정부의 산림녹화정책과 어울려 사업이 번창하게 됐다.

'산림이 황폐화하는 것을 두고볼 수만 없어 시작한 연탄사업이 산림녹화와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주유종탄(主油從炭)'으로 바뀌면서 우리도 석유업에 진출했고 다시 청정연료인 도시가스사업을 하는 등 항상 에너지산업의 중심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선친은 대성이 에너지전문기업으로 남기를 원하셨다. 그 유지를 우리 3형제가 지킬 것이다.대구도시가스의 중심도 에너지다. 에너지산업 전문화를 하되 연관사업으로 간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그래서 우선 환경산업의 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쌀벌레 등을 자연친화적으로 박멸하는 살충제개발 등 마이크로한 환경산업에 진출할 생각이다.또 대구지역의 경제가 상당히 위축돼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찾고 있다. 그중 하나로 올해를 '창업의 해'로 선포하고 건설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리모델링회사가 있지만 기존 회사를 인수하든 창업하든 대구시민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건설업체를 만들어 지역건설업에 기여하고 싶다.

미래는 무선의 시대다. 대구도시가스ENG에서 TRS(주파수공용통신)사업을 하고 있지만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정보통신사업을 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또 대구는 교육도시다. 대구를 전세계적인 수학도시로 육성하는 방안,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간에 수학교육전문기관을 만드는 구상도 갖고 있다. 향토인재를 육성 발굴해 지역경제를 윤택하게 하는게 기업인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APEC 기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대외활동에 적극적인데 정치에는 관심이 없으신지.

▲선친은 평생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다. 기업인은 기업에 전념하라는 것이 선친의 당부였다. 정치가 국민의 생활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라면 기업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대구지역의 도시가스보급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진다. 보급률 확대를 위한 복안이 있는가.

▲연탄때던 시절에는 연탄이 최고였다. 그러나 요즘은 주부들이 도시가스 없는 집에서는 살지 않으려고 할 정도로 도시가스는 안전성과 충전성 등에서 뛰어나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인식인데 보급률이 40%를 넘으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01년말 현재 대구의 도시가스보급률은 46%인데 그중 단독주택은 8.7%에 불과하다.

물론 도시가스보급률이 떨어지는 데는 배관공사비 등의 비용이 부담되기도 했다. 그러나 당사에서는 지난해부터 가정용수요개발 방식을 지역개발형태로 전환하고 인입배관공사비 전액을 부담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한후 보급률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2006년까지는 단독주택보급률을 29%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95년 상인동 가스폭발이후 대구시민들이 도시가스 안전문제에 유달리 민감하다.

▲상인동 가스폭발 때는 이제 대성은 끝났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물론 당시 표준개발이 천공작업을 하다가 가스배관을 터뜨려 일어난 사고로 밝혀졌지만 가스기업으로서 가스가 터져 수십명이 사망한 사고가 났다는 것은 유가족에게 죄송하고 또 기가 막히고 창피했다. 그 사고이후 가스의 안정공급과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삼고 각종 첨단안전시스템을 구축해 관리하고 있다.

-에너지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당분간은 가스가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이어 가스를 통한 발전-전기시대로 갈 것이지만 그 중간형태로 co-generation, 즉 시외곽에서 대용량을 발전해 송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형건물에서는 도시가스로 발전, 전기를 이용하는 그런 형태로 갈 것으로 본다.

-선친이 남기신 기업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전문화와 합리화다. 잘 할수 있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라고 하셨다. 에너지분야를 전문화해서 사회에 부가가치를 창출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친께서 하지못하신 게 세계화다. 저는 올해를 '세계화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세계시장에 진출, 극동3국에서는 에너지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네트워크로서 어떤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밝혀달라.

▲1백억달러짜리 프로젝트인 AGG프로젝트와 인도네시아의 가스전을 중국상하이로 수송하는 송유관 건설사업, 싱가포르의 도시가스 민영화사업 참여 등 에너지관련사업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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