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코앞에 둔 7일 포항시 기계면은 산불 연쇄방화범 검거에 주민들과 면직원, 경찰이 총동원되면서 명절 분위기를 잃어버렸다.
시가지에는 범인신고를 바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300만원의 현상금이 걸린 범인을 잡기 위해 산길로 가는 길목에는 초소가 설치됐다. 산불 노이로제로 모두가 지친 표정이다.
◇산불발생 = 기계면 산불은 올들어서만 새해 첫날인 1월1일 현내리 포항~대구간 고속도로 공사장 부근에서 발생한 것을 비롯 8건이 발생했다. 2000년 2월15일부터 일어난 것을 포함하면 모두 18건이나 된다.
지난해 1월2일 경우 하루에 4건의 산불이 동시다발로 일어났고 이달 3일에도 30분간격으로 2건이 발생했다. 지가리반경 1km주변에만 12건이 집중됐다. 화재장소도 2건만제외하면 대부분 방화흔적을 남기고 있다.
◇대책 = 산불이 잇따르자 대책회의만도 수없이 열렸다. 기계면은 면장과 면직원.이장협의회에서 100만원씩 300만원을 현상금으로 내걸었고 전단지 2천매를 뿌렸다. 지가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방화범의 윤곽을 잡기 위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포항시청은 지가리 일대 6곳에 비닐초소를 설치, 공공근로자와 산불감시원이 낮밤으로 감시토록 했다. 마을주민은 물론 의용소방대원.청년회.새마을지도자협의회.농업후계자회 회원이 2인 1조가 되어 기동 순찰근무에 나섰다.
17명의 면직원과 산불감시원.북구청 직원들은 지난해 말부터 한달 넘게 야간과 새벽에 동원되느라 파김치 상태다.
◇범인과 경찰수사 = 관계기관에서는 지리에 밝은 점으로 미뤄 외지인보다 현지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순찰활동 강화 뒤 지난달 23일부터는 새벽3시가 넘어서도 불이 일어나 이같은 의심이 증폭되고 있다.
포항북부서는 전체 형사의 절반인 15명을 투입했으나 수사착수 보름이 지나도록 범인 윤곽조차 못잡고 있다.
◇설 연휴가 걱정 = 주민과 경찰은 설 연휴기간을 노려 범인이 산불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포항시청은 다른 지역 산불 감시원을 기계면으로 긴급투입할 계획이다.
또 시청에 근무하는 기계면출신 공무원 50여명은 순찰지원에 나서기로 하는 등 연휴를 반납해야 할 판이다.
포항.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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