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 재수생 크게 늘었다

어려워진 수능시험, 수능 석차 미공개로 인한 지원 혼란 등으로 대학에 불합격하거나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 재수에 뛰어드는 수험생이 줄을 잇고 있다.

15일을 전후해 재수생 종합반을 개강하거나 선발시험을 치른 입시학원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한 숫자만 해도 작년 4, 5월 규모에 이른다는 것.

학원 관계자들은 작년 고3생 숫자가 5만명 이상 줄어들었지만 1학기를 마친 뒤 재수에 나서는 휴학생까지 감안하면 올해 재수생 숫자는 작년의 18만명 수준에까지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개강한 대구 일신학원의 경우 등록 숫자가 2천명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작년과 비교하면 5월 이후에나 가능한 숫자로 수능시험 직후인 작년 11월에 접수한 수험생도 상당수라는 것.

폐업신고를 냈다가 지난 5일 철회한 뒤 수강생을 모집한 서울 노량진 대성학원의 경우 홍보기간이 짧아 15일 치르는 선발시험에 1천명 정도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14일에만 1천여명이 접수, 2천명을 넘겼다.

1천명을 무시험으로 받고 400명을 뽑기 위해 지난 5, 6일 선발시험을 치른 강남대성학원에는 무려 4천300명이 몰려 인기 대학 못지 않은 경쟁률을 보였다.

과거 4, 5월에 재수생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던 부산 지역에도 일찌감치 재수생이 몰려 부산학원의 경우 이미 작년 여름 수준인 2천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전국적인 조기 재수 열풍은 작년 수능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수험생이 많았는데다 하향지원 경향으로 인해 대학에 합격하고도 재수를 택하는 수험생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

특히 작년 입시에서 재수생들이 초강세를 보여 '수능시험이 어려우면 재수생이 유리하다'는 속설이 수험생들 사이에 번진 것도 재수 열기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일신학원 윤일현 진학지도실장은 "대졸자들의 취업난이 심각하자 취업 재수보다는 아예 대입 재수를 해 취업이 잘 되는 학과로 가는 게 낫다는 사회 분위기도 재수생 증가의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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