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여자 1500m에서 부상을 딛고 금메달을 목에 건 고기현(16.목일중)은 한국 쇼트트랙의 미래를 짊어질 샛별.
쇼트트랙 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단 전체에서도 막내인 고기현은 5살때부터 스케이트를 시작, 10년만인 지난해 4월 정식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고 곧바로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급성장했다.
첫 국제 대회 출전인 지난해 1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인 고기현의 진가는 올시즌 월드컵에서 확실하게 확인됐다.
월드컵 1, 2차대회에서 고기현은 처음으로 세계 정상인 양양A(중국) 및 예브게니아 라다노바(불가리아) 등과 겨뤘지만 전혀 주눅들지 않고 줄곧 레이스를 독주한 끝에 연속으로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한국 여자 대표팀중 가장 큰 체격(168㎝/58㎏)에서 뿜어 나오는 탁월한 파워와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초반부터 치고 나가 독주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고기현은 지난해 11월말 연습 도중 동료와 엉켜 넘어지며 팔꿈치 뼛조각이 떨어지는 부상을 입어 올림픽 출전이 물건너 가는 듯 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앞선 승부근성으로 한달 이상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한 여건속에서도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은메달을 목에 건 최은경(18.세화여고)은 지금까지 쟁쟁한 선후배에 가려 뒤늦게 빛을 본 재목이다.
중학교 1학년인 지난 98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항상 안상미와 김윤미의 몫이었고 이들이 은퇴한 올시즌에는 후배인 고기현에게 에이스의 자리가 넘어갔던 것.
최은경은 대구 용지초등학교 2학년때 언니가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보고 재미있어 보여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신었다.
초등부와 중등부의 각종 대회를 휩쓴 그는 곧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지만 탁월한 지구력에 비해 순발력이 떨어져 주로 계주팀의 일원으로 활약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던 그가 개별 종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시즌 월드컵부터다. 안상미와 김윤미가 은퇴하면서 출전 기회를 잡은 최은경은 비록 한번도 금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기복없는 플레이로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종합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시즌에는 고기현의 등장으로 다시 개별 종목 출전이 드물어졌지만 1500m에 출전한 두 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2위를 차지할만큼 강세를 이어갔다.
결국 그의 지구력을 높이 산 전명규 감독은 이번 대회부터 추가된 1500m에 최은경을 「히든 카드」로 내놓았고 이 예상은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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