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부시 기자회견 내용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을 앞두고 15일 한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는 대북 햇볕정책에 대한 적극 지지를 표명하고 북미간 대화의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표명해 기본적인 대북관에는 변함이 없음을 나타냈다.

또 부시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하고, 북한에 대해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재래식 무기의 후방배치를 거듭 요구, 향후 북미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진통이 적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KBS와 가진 회견에서 먼저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노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면서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를 거듭 밝히며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대북정책) 공조는 안보에 있어서 중요하다"면서 "한국을 방문, 한반도의 안전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이번 방한을 통해 한미간 대북정책 공조 및 동맹관계를 재확인할 뜻을 밝혔다.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언급은 오는 19일 취임 후 첫 방한을 통해 전통적인 한미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 및 북한에 대한 대화의지를 거듭 천명할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와도 일치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북한이 수용하지 않았다"면서"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대화를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북미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를 북한 탓으로 돌렸다.

이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언급 이후 거듭 "공은 북한에 가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나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굶주려죽어가고 있고, 이는 매우 슬픈 것"이라면서 북한 지도부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슬픈 일"이라면서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재개를 촉구할 뜻임을 밝혔다.

특히 그는 "앞으로 북한과 대화를 갖게 되면 휴전선에서 한국을 겨냥하고 있는 무기를 뒤로 물리도록(MOVE BACK) 강조할 것"이라고 밝혀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집중배치된 재래식 무기의 후방배치를 거듭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말 '악의 축' 언급 이후 북한이 평화에 대한 의지를 대내에 천명하기 위해 재래식 무기를 후퇴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문제와 함께 재래식 군비문제가 향후 북미간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임을 시사해주는 것이다.

이는 재래식 군비 문제는 남북간에, 핵.미사일 등 WMD 문제는 북미간에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한미 역할분담론과는 달리 미국이 재래식 군비 문제에도 관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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