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묵으로 보는 겨울풍경

고향가는 마음은 언제나 푸근하다.어머니의 얼굴, 흙내음,누렁이까지 무엇하나 정겹지앟은 것이 없다.

생각만 그러할 뿐 몸이 함께 따라주지 않는게 어디 어제 오늘의 일인가.두어시간 남짓한 거리지만 일년에 두세차례 황급하게 다녀온게 전부가 아니었던가.평소에는 빈둥빈둥하다가도 고향갈 때가 되면 왜 그리 바빠지는지...

작가 김서규(39)씨의 고향길도 아마 그러했으리라. 지난 11일 설을 쇠러 아이들을 태우고 청송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 편안하고 호젓했다.

기분탓인지 국도를 따라 줄지어 서있는 산이 무척이나 보기 좋았다.의성 탑리를 지날때쯤 가뜩이나 찌푸린 하늘이 이리저리 꿈틀대더니 눈을 쏟기 시작했다.시꺼먼 구름은 하늘을 가득 메우고, 계곡마다 쌓여있는 눈은 더욱 높아가고, 야산 중턱의소나무에도 눈이 조금씩 쌓여갔다. 장관이 아닌가.

감수성 예민한 작가는 그날 생생한 느낌을 한지에 담았다. 위에는 요동치는 시꺼먼 구름,밑에는 눈덮인 정상, 그 아래에는 소나무의 이미지를 먹으로 세심하게 찍어갔다불필요한 거은 생략하고 두드러지는 것은 강조한 반구상 작품이다.

그는 '예전부터 다니던 길이었는데 이러게 좋은 줄 미처 몰랐었다'고 한다. 고향가는 길에서새로운 것을 발견을 한 것이리라.마음이 푸근하면 느낌도 새로워지는 모양이다. 이래저래 고향은 좋은 것이다.

글:박병선기자

그림:김서규(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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