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인터넷은행' 추진 바람직

SK 롯데 코오롱 등 20여개 기업이 유럽계 금융기관과 합작으로 시중은행을 설립,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여 국내 금융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급성장 가도에 있는 인터넷 뱅킹에 주력함으로써 선진 금융기법 도입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기존 금융권과의 마찰이라는 명암(明暗)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금융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은행 설립 관계기관은 "아직 국내에 인터넷뱅크 설립을 위한 인가기준이 없어 일반 시중은행을 만들지만 일반 은행과는 달리 점포를 만들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은행업무를 하는 새로운 형태의 첨단 인터넷뱅크로 특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뱅킹에서는 예금금리는 올려주고 대출금리는 깎아주며 영업점을 찾아가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업무를 볼 수 있는 등 메리트가 많다. 지난해 말 현재 인터넷뱅킹을 하려고 등록한 사람이 1천13만명을 넘어섰고 계좌 이체 금액만 155조원에 달한다니 소비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짐작할 수있다.

그러나 인터넷뱅크가 안고있는 문제점도 많다. 9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뱅크가 설립돼 작년 6월 말 현재 전 세계적으로 30개가량이 영업하고 있지만 이익을 내는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 금융기관인 만큼 각종 해커로부터의 피해와 컴퓨터를 이용한 대형 신종 범죄를 차단할 수 있는 안전 장치에 남다른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기업 편중 대출로 연결돼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지금 금융계는 이익을 내기위해 은행권 신규 대출의 91%를 가계에 집중하는 비정상적인 '편식'을 보이고 있다. 이 틈바구니에 신설 인터넷뱅크가 자칫 기업대출에 특화한다면 건전한 시장질서를 왜곡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만 해결된다면 인터넷뱅킹은 경쟁 촉진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특히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과 접속률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사이버 강국' 아닌가. 금융계의 지각변동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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