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회마을 '퀸-트리' 말라죽자 바꿔치기

1999년 4월21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안동 방문기념으로 식수했던 퀸-트리(Queen-tree)가 이미 지난해 가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여왕은 하회마을을 방문한 기념으로 서애 류성룡선생의 종가인 충효당 앞 뜰에 구상나무 한그루를 심었다. 안동시청과 시민들은 이 나무를 '퀸-트리' 라 이름 짓고 식수 유래를 담은 안내판을 세워 기념하고 관리는 안동시청 산림과가 맡았다.

이후 '퀸-트리'와 주변 화단은 관광객들의 좋은 사진 촬영장소가 되는 등 하회마을의 새로운 명물명소가 됐지만 현재의 '퀸-트리'는 지난 가을 이 나무가 관리부실로 말라 죽자 안동시청이 같은 수종으로 이식한 것.

하회마을 주민들은 "당시 여왕이 심었던 나무가 심하게 시들어 혹시 죽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생기가 도는 것이 이상해 확인해 보니 다른 나무로 바꿔져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여왕이 심었던 나무는 약 3m 크기로 아랫가지가 넓고 땅바닥에 닿을 듯 뻗어있으며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원뿔 형태였으나 지금의 것은 작고 방추형이다.

안동시청 관계자는 "영국왕실에 실망을 안기고 여왕방문을 계기로 촉발된 하회마을 관광 붐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돼 퀸 트리의 고사를 숨겨왔었다"고 말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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