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선 대박 터뜨리기 어려운 소재의 영화로 만화를 영화화하는 것과 스포츠물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영화가 흥행붐을 타면서 이처럼 소위 '돈안되는 장르'에 대한 도전도 씩씩해 지고 있다.
만화를 영화화하는 반짝 붐은 86년 이장호 감독이 이현세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영화화해 대히트 친게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후 '신의 아들'(박봉석), '카멜레온의 시'(허영만) '지옥의 링'(이현세)등의 흥행이 내리 실패하면서 금기가 되다시피한 소재로 '정착'했다.
그럼에도 올 들어 만화를 토대로 기획.제작 중인 작품들이 이현세 원작의 영화 '자이언트'와 '사자(死者)여 새벽을 노래하라' 등 무려 4편에 이르고 있다.
올 여름 개봉을 목표로 촬영 중인 '자이언트'(감독 상일환)는 이현세 의 만화 '두목'(87년)이 원작. 암흑가를 무대로 조직의 보스 '표홍의'의 활약을 그린다. 이현세의 동명 만화를 옮긴 '사자여…'(제작 눈엔터테인먼트)는 태평양전쟁을 배경으로 한.일 젊은이들의 조국애와 사랑을 다룬 대작.
이현세 만화의 고정 캐릭터 '혜성'이 일본군에 강제 징집됐다가 광복군에 투신하기위해 필사의 탈출을 감행하는 조선 청년으로 등장한다. 시나리오 작업을 마치면 한국과 일본, 미얀마에서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또 영화 '나쁜 남자'의 제작사 LJ필름이 준비중인 '두 사람이다'는 만화가 강경옥씨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의 신작으로 자신의 주위에 목숨을 노리는 '두 사람'이 있다는 설정에서 출발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스포츠 소재물의 제작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양윤호 감독이 한창 시나리오 작업중인, 전세계 무도인과 순회 맞대결을 펼친 전설적인 무예가 최배달(본명 최영의)의 일대기를 다룬 '바람의 파이터'는 방학기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스포츠 영화란 점에서 겹악재를 극복해낼 지 관심사.
지난해 12월 14일 크랭크인에 들어가 9월 개봉예정인 '비운의 복서' 김득구의 가슴 아픈 사연을 그리게 될 '챔피언'은 오리지널 스포츠 영화라 할 수 있다. 한국영화사의 모든 흥행기록을 고쳐쓴 곽경택 감독이 '친구'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유오성과 의기투합해 또 한번의 신화 재현을 꿈꾸고 있는 것.
만화나 스포츠 소재물은 그 자체로 탄탄하고 완성된 스토리를 지닌데다 격렬함을 띤다는 점에서,'소재빈곤'에 시달리는 충무로 제작자들이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은 '영화거리'이지만 원형질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는 '핸디'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영화가 원작보다 못하다"고 생각한 열혈 만화팬들이 안티사이트까지 만들면서 한바탕 곤욕을 치른 2년전의 '비천무'(김혜린 원작)가 이들의 전도에 반면교사가 되었으면 싶다.
배홍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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