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기브 막푸즈의 문학세계

17세 때부터 책을 출간한 나기브 막푸즈는 90세의 나이에도 저작활동을 하고 있다. 이미 수십 편의 소설과 단편모음집, 희곡 등을 발표하며 '이집트의 발자크'로 명성을 떨쳤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그는 35년간의 공무원생활을 하고 정년퇴직하기도 했다. 공직에 있는 동안 신문기고도 하고 책도 냈다.

특히 1952년도의 7월혁명 이전에 씌어진 '카이로 트릴로지'는 그의 대표작으로, 그 제목은 카이로의 거리이름에서 땄다. '궁전길', '욕망의 궁전', '설탕로'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이 3부작은 3대에 걸친 한 가족사를 다루고 있다.

배경은 1차 세계대전부터 이집트왕 파룩1세 시대까지 영국식민통치하에서 고통당하는 이집트인들의 삶을 한 가족사를 통해 조명한 작품으로 시대에 따라 변하는 인간 심리변화를 깊이있게 다루었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막푸즈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아랍권 작가들이 금기시하던 이슬람세계의 어두운 면들을 과감하게 드러냄으로써 피습과 금서조치 등 수 많은 핍박을 받았지만 지칠줄 모르는 저작활동을 계속해왔다.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시대와 초기 기독교시대, 이슬람시대를 겪어온 이집트의 역사적 다양성과 풍부함은 막푸즈의 관심을 단지 한 시대에만 얽매일 수 없게 만들었다.

그의 초기작인 '아바트 알 아크다르'(1939), '라두비스'(1943), '키파 티바'(1944) 등은 모두 역사소설이다. 어떤 문학평론가는 이들 세 작품이 영국 작가 월터 스콧의 영향을 받았다고 평하기도 한다.

어쨌든 그는 이집트의 전체 역사를 소설을 통해 드러내려고 시도했으나 미완성의 과제가 되고 말았다. 이후 그는 세 번째 소설을 계기로 개인의 심리적 문제를 깊이 파고들면서 사회적 변화와 개인의 변화를 주로 다루게 된다.

나기브 막푸즈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세계문학의 두터운 장벽을 넘지 못하던 아랍 현대문학을 전세계를 향해 활짝 열어놓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