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정상 도라산역 방문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후 경의선 도라산역을 방문키로 한 것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를 천명하는 의미를 갖는다.

두 정상의 도라산역 방문은 이곳이 경의선 복원공사 남측구간 최북단역으로 "한국국민의 대북화해를 위한, 이루지 못한 희망의 장소"(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자 남북분단의 현실을 생생히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라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 결과 못지 않게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두 정상은 이곳에서 각각 6분과 10여분에 걸쳐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고 대량살상무기(WMD)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내용의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대북정책 방향을 놓고 어긋나는 듯 보였던 한미공조가 확고함을 재확인하면서 부시 행정부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지한다는 것을 분명히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의 도라산역 방문은 한반도 평화구축과 냉전종식 정책을 지지, 협력하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도라산 방문은 또 한반도 문제의 해결수단으로 대화가 최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대북정책 기조상의 한미간 불협화음이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게 외교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도라산역 방문이란 큰 이벤트의 연출에 양국이 합의하긴 했지만 이것으로 대북정책 기조에서 한미간 시각차가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북한의 태도변화라는 가장 큰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별다는 변화를 보여주지 않을 경우 최근 미국 행정부내 강경기조로 보아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별로 많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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