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주치의-소화불량

"아무 이상도 없다는데 왜 속이 더부룩하고 쓰릴까?"특별한 이유도 없이 소화불량이나 속쓰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소화불량의 원인에는 위십이지장궤양, 식도염, 암, 담석증, 췌장질환, 간염 등 여러가지가 있다. 이런 병들은 수면내시경과 초음파 등 여러가지 검사 방법이 발달하면서 쉽게 진단된다.

◇신경성 위장병

그런데 특별한 이상이 없음에도 통증이나 소화불량이 계속되는 경우가 있다. 흔히 '신경성 위장병'이라고 하는데 의학적으로는 '기능성 위장장애' 등으로 불린다. 위암이나 궤양 등은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기능성 위장장애는 전체 인구의 40~80%가 앓고 있을 만큼 증가하고 있다.

하루에 6시간 이상, 적어도 한달이상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상복부 통증 또는 불편감이 있으면 기능성 위장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기능성 위장장애는 증상이 워낙 다양하지만 몇가지 비슷한 증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마치 위나 십이지장에 궤양이 있는 것처럼 공복시 속이 아프거나 쓰리다가 식사를 하거나 제산제를 투여하면 증상이 호전되는 '궤양성 위장장애', 자꾸 신물이 넘어오고 가슴이 따갑게 느껴지는 '역류성 위장장애', 속이 더부룩하고 팽만감이 있는 '운동장애성 위장장애' 등으로 나뉜다.

◇원인

위장에 병도 없는데 이런 증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궤양성 위장장애는 궤양이 생길 체질, 즉 위산이 많이 분비되거나 위벽이 위산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위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는 균에 감염돼 앞으로 궤양이 생길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을 때 잘 나타난다.

위장장관의 운동장애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앓이를 하면서 식후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 우울증, 불안신경증, 건강염려증 등 신경장애가 있으면 위장이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해 소화불량증이 나타난다. 바이러스나 기생충감염, 음식 알레르기 등도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치료

소화불량이 나타나면 가장 먼저 어떤 병이 원인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혈액검사 대소변검사 위내시경 초음파 등 기본 검사를 실시해 모두 정상이면 기능성위장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특히 50세 이상이고 입맛이 없고 체중이 주는 경우,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구토를 하는 경우, 빈혈이 있거나 대변에 피가 나오는 경우, 황달이 있을 때, 치료를 해도 차도가 없을 때, 암 가족력이 있을 때는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능성 위장장애로 판명되면 식사습관부터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천천히 규칙적으로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술과 담배 커피 등 자극적인 음식은 삼간다. 가스가 많아 불편하면 콩이나 양배추와 같은 음식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위해 휴식과 적당한 운동, 오락 등도 도움이 된다.

궤양성 위장장애에는 위산분비억제제를, 운동장애성 위장장애에는 위장 운동개선제가 효과가 있다. 역류성 위장장애에는 위산분비 억제제와 위장운동 개선제를 복합적으로 복용한다. 비궤양성 위장장애가 있으면 항생제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박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곽동협 소화기내과전문의(대구 곽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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