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로봇새 '사이버드'

"2001년 2월 눈이 내린 어느 날 로봇새를 날렸는데 처음으로 14초를 날았어요. 하얀 눈발을 떠다니는 로봇새가 그렇게 아름다운지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새처럼 날개를 저어 나는 초소형 비행로봇 '사이버드'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대전의 벤처기업 뉴로스의 대표 김승우씨.

터보엔진을 생산해온 그는 로봇새를 만든 이유에 대해 "20년 동안 비행기 엔진을 개발하면서 가슴에 품었던 꿈은 언젠가 내 자신의 독자적인 비행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벤처기업을 세우면서 그 꿈도 함께 펼쳐보기로 했지요"라고 진정한 벤처정신을 내비쳤다.

'사이버드'는 날개의 폭이 1m에 달하지만 무게는 웬만한 책 한권보다 가벼운 280g 정도. 한번 배터리를 충전하면 리모컨으로 조정, 20분동안 날 수 있는데 사람이 가볍게 달리는 것과 비슷한 속도를 낸다고 한다. 이 로봇새는 홍콩.뉴욕 등 최근 열린 국제토이로봇 전시회에 나가 외국인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김 사장은 판매 등 시장성을 자신, 7월경 수십만원대의 토이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로봇이라는 말은 체코어의 일한다(robota)가 어원. 1920년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펙이 희곡 '인조인간'을 발표하면서 사람의 손발과 같은 동작을 하는 기계의 뜻으로 널리 사용됐다. 로봇이 실제로 처음 세상에 선을 보인 것은 61년으로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공장에 설치된 산업형 로봇이었다.

이후 로봇은 눈부신 기술발전으로 인간 생활의 각분야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2000년에 일본의 혼다가 키 120㎝ 무게 40㎏으로 사람처럼 계단이나 경사면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1회 충전으로 25분간 최고시속 25㎞로 걸어다니는 '아시모'를 개발했고 소니사는 40개 동작을 유연하게 수행하는 애완종 로봇 '아이보'를 출시, 천만원대의 고가에도 경이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일본의 로봇기술은 선진국 중에서도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초소형 비행 로봇 경우 미국방성과 MIT 등이 주도하고 있다. MIT가 개발하는 마이크로 비행로봇은 8㎝ 길이에 날개 길이 7.4㎝로 무게가 18g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이 초소형 비행기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연구가 활발하다.

김씨의 이번 '사이버드' 개발은 초소형 비행로봇과 장난감을 결합한 창의성이 돋보인다. 비록 현재 각종 게이트와 연계된 벤처비리 등으로 벤처기업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미래는 '벤처정신'으로 상징되는 모험심과 창의성에 있지 않을까.

이런점에서 이번 로봇새 개발이 이 나라의 꿈많은 젊은이들에게 미래개척의 아름다운 도전과 희망의 날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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