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여론 아랑곳 않는 '낙하산'인사

정부의 고위직 인사들이 공기업이나 금융계 고위직으로 내려오는 낙하산 인사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는 며칠전 총리 직속의 청소년보호위원장에 이승희(李承熙)청와대정책비서관을 내정하더니 이번에는 오홍근(吳弘根)전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에 임명, 낙하산 인사 시비를 또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 보호업무에 경험이 있는 3급이상 공무원을 위원장으로 임용할 수 있다는 관련법 조항까지 어겨가면서 굳이 이씨를 임용, 이미 낙하산 인사란 지적을 받았었다.

그럼에도 이에 아랑곳 없이 한술더 떠 이번에는 가스업무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기자출신의 오 전 수석을 가스안전공사 사장으로 임용하고 있으니 이를 두고 우이독경(牛耳讀經)격이라 해야될지 제 사람 챙기기에 급급한 정부의 모습이 한심스럽기만 하다.

정부측에선 물론 낙하산 인사가 아닌 공정인사라 강변하겠지만 근래들어 낙하산 인사의 빈도는 되레 부쩍 심해진게 사실이다. 지난 연말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 사장 자리를 재경부출신이 차지한 이래 지난 1월에는 전문성은커녕 학력허위기재로 불명예 퇴진한 박금성 전 서울경찰청장이 교통안전관리공단 이사장 자리를 차고 앉았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현 집권측의 공정인사 주장이 터무니 없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할 것이다.

현 집권측의 이러한 행태야말로 정권의 임기말을 앞둔 공백기를 틈타 국민 여론이야 어떻게 돌아가든 아랑곳 없이 잔칫집 떡 가르듯 요직에 제 사람을 챙기는 모습이니 이래서야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는지 걱정스럽다.

낙하산 인사가 되풀이 되면 공직의 기강이 흔들리고 민심이 이반된다는것은 주지하는 바이다. 더구나 전문성 없는 사람이 임용되면서 그 조직 전체가 부실화되고 구조조정 또한 물거품이 되고 있다는 지적 또한 여러번 되풀이된 것이다.

김 대통령이 지연·학연과 청탁을 배격하라고 누누이 당부한 것도 이 까닭일 것이다. 그럼에도 낙하산 인사를 되풀이한다는 것은 대통령을 또한 욕되게 하는 처사임을 부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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