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빼앗긴 '김동성 금메달'

흡사 금메달을 강도당한 느낌이다. 우리나라 김동성이 어처구니 없는 판정으로 가장 먼저 골인하고도 실격당하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져 우리들을 허탈지경에까지 몰아넣고 있다.

언제나 스포츠 현장에는 판정을 둘러싼 시비가 있지만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의 편파 판정과 오심은 어느대회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주최국가인 미국이 '9·11테러'이후 국민사기진작차원에서 이런 텃세를 작위적으로 자행한 때문인 듯하다. 스포츠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21일(한국시간)에 있은 쇼트트랙 남자 1천500m 결승전서 김동성의 레이스는 완벽했다. 김동성은 13바퀴를 도는 이 경기에서 일곱바퀴를 남기고 골찌 6위에서 1위로 나선 이후 한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고 다른 선수와 신체접촉도 없었다. 이런 완벽한 경기를 한 김 선수가 미국선수의 앞지르기를 방해했다는 게 심판들의 실격판정 이유다.

정당한 주행이면 됐지 일부러 뒷주자에게 진로를 비켜줄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의 주로(走路)를 지키기위해 뒷주자를 어느정도 견제하는 것은 쇼트트랙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전략이 아닌가.

끊이지 않는 오심과 편파판정시비는 올림픽정신의 훼손이다. "정말 미친 결과다. 이건 경기도 아니다". 김동성을 실격처리한 결과를 지켜본 외신기자들의 반응은 놀라움 그 자체다. 우리선수들이 당한 편파판정은 이번 경우를 포함해 세차례다.

17일에 있은 쇼트트랙 남자 1천m 준결승과 결승에서도 김동성과 안현수가 외국선수의 교묘한 밀치기 때문에 넘어졌으나 재경기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분노가 지금도 남아 있다.

오심이나 편파판정은 심판의 수준이나 자질(資質)의 결과물이다. 심판교육 등 일대혁신이 필요하다. 우리는 2002월드컵을 90여일 앞두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의 끊이지 않는 편파판정, 오심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공정한 심판이 돋보이는 대회로 치러야 한다. 결과에 승복은 올바른 심판이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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