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조직위 지방홀대 '홍보 실종'

한국월드컵조직위가 대회 홍보를 서울에만 집중, 나머지 개최도시들은 예산과 열기 부족으로 월드컵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월드컵 경기장 건설에 막대한 돈을 들인 대구시의 경우 대회가 100일도 남지 않은 상태서 다른 도시와 달리 자체 홍보관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월드컵 홍보가 '실종상태'다.

월드컵조직위는 지난해부터 서울시와 별도로 월드컵홍보관을 만들어 일반에 공개하는 한편 서울시내 곳곳에 월드컵 휘장·대형현수막을 설치해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으며, 월드컵 D-100일에는 피파트로피 및 월드컵 기념주화 전시판매회를 열었다.

이와 달리 조직위 각 지역본부들은 독자적인 월드컵 홍보 예산이 없어 경기장 관리에 그치고, 모든 홍보활동은 지자체 예산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대구시 월드컵지원반 관계자는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피파트로피, 월드컵 기념 주화 등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 낼 수 있는 효과적 홍보수단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예산을 중앙에만 집중해 연계적 홍보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예산부족에 시달리는 지자체 홍보만으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아직까지 자체 월드컵홍보관을 갖추지 못한 채 월드컵경기장 내 상황실에서 경기장 시설 현황 소개에 그치고 있다.

반면 서울시 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홍보관을 설치, 월드컵 관련 자료와 서울지역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고, 지난해 초 광화문에 설치한 홍보관에서는 외국인 관광안내소, 월드컵 관련 판매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전주시도 2000년 말 월드컵 경기장 안에 150평 규모의 홍보관을 개관, 월드컵 관련 각종 전시실과 영상홍보실 등을 설치하고 월드컵 붐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전국에서 가장 큰 경기장 건설비 지출로 수억원에 이르는 홍보관 설치가 불가능했다"며 "다음달에 추가 예산을 편성해 경기장내 VIP실, 미디어실 일부 등을 홍보관으로 변경하고 대구공항, 동대구역 등에도 관광홍보관을 설치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빈약한 홍보시설로 좀처럼 월드컵 분위기가 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 월드컵조직위원회의 대 국민 홍보 역시 개최도시와 손발이 안맞아 겉돌고 있다 .

각 지자체 관계자들은 "'지방도시의 세계화'라는 목표 아래 모든 월드컵 개최도시가 자체 홍보활동을 펼치는 일본과 달리 지난해 말 정부가 일방적으로 선정한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개치프레이즈는 지방의 월드컵 붐 조성에는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며 "정부가 홍보물 관련 예산을 지원않는 상황에서 어느 개최도시가 자체 예산을 들여 만든 홍보물에 이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지역마다 인구 및 도시규모가 달라 통합적 지원이 어려웠다"며 "오는 4월부터 피파트로피 월드컵 개최도시 투어를 실시하는 등 월드컵 붐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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