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온다. 산과 들, 우리들 마음속에도 추위는 저만치 멀어졌다.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쭉 펴고, 봄이 오는 소리를 들어볼까나. 방구석에 앉아서는 새로움을 느낄 수 없는 법. 이리저리 헤매 다녀보는 것도 괜찮겠다.
청도군 풍각면 수월리의 봄은 어떨까. 계곡을 따라 2, 3㎞쯤 올라갔을까. 산과 물이 어우러져 보기드문 풍경을 빚어내는 곳이다.
그러나 봄은 어디에도 없었다. 산(山)바람은 여전히 차가웠고 푸르름은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다. 괜한 기대를 한 모양이다. 그것은 범인(凡人)의 느낌일 뿐, 화가의 감수성은 봄 기운을 강하게 감지하고 있었다.
한국화가 손성완(35)씨는 봄을 '리듬'으로 봤다. 추위와 따뜻함, 절망과 희망, 강(强)함과 유(柔)함…. 대조적인 요소들이 함께 펼치지는 계절이다. 그는 화면 위쪽에 강하게 붓질을 하고 아래쪽에 가볍게 터치를 하는 것으로 봄을 리드미컬하게 표현했다.
어찌보면 추위에 봄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고, 병풍처럼 둘러싼 산에서 흘러내리는 봄 기운 같기도 하다. 꽃은 피지 않았지만, 화가의 마음속에는 이미 봄이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의 힘든 삶이나 어지러운 나라 형편도 지나간 겨울철 얘기였으면 좋겠다. 봄에는 모든게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까.
글 : 박병선기자
그림 : 손성완〈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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