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중에서 유행하는 언어의 폭력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끌고있다.문학평론가 조형준(38)씨는 계간문예지 '문학과 사회' 봄호에 기고한 '필이 꽂힌 주체와 두사부일체의 사회'란 글에서 우리 시대의 폭력이 언어 유통을 통해 일상화되고 있다 분석했다.
조씨는 '필(feel)이 꽂힌다'.'오늘은 내가 쏜다' 등 최근 시중의 유행어와 조폭영화를 예를 들면서 이런 유행어들은 언어가 아니라 '타자와 주체를 쏘고 때리고 꽂는 가학적.피학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같은 폭력적 표현에서는 외부의 대상이 주체와 매개되는 반성과 성찰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며, 우리 뇌리에 꽂히는 필이 어디서 날아오는지 어떤 종류의 것인지 모르게 그저 미지의 것.익명의 것으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죽인다'.'골때린다'와 같은 폭력적 언어를 사용하면서 젊은 세대들은 익명의 감각적 현실에 제멋대로휘둘리고 있다며, 주체성이 결여된 이같은 언어들은 결국 '왜좋냐'.'왜싫냐' 등 '왜'라는 질문에 '어찌 그것을말로 설명하냐'.'썰렁하다' 는 식의 모호한 대답을 끌어낸다고 지적했다.
'필이 꽂힌다'에서 우리의 주체적 지각 과정이 완전히 피동상태로 역전되고 있으며 대상은 없고 주체만 있거나 대상만 있고 주체는 없는 이런 말들은 미숙한 유아 언어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것.
'오늘은 내가 쏜다' 같은 표현에서는 주체의 상실이 극단화된다는 그는 '한턱 낸다'란 표현의 전투적.폭력적 변형을 지적하고, '쏜다'라는 '경쟁과 폭주의 언어'는 이따금씩 '먹고 죽자'라는 형태로까지 확대된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또 최근의 폭력영화 유행을 분석하면서 합법성을 띤 폭력이 이제는 국가의 관리상태를 벗어나 사방에서우리의 일상으로 넘쳐들고 있다며, 폭력은 이제 1970.80년대 처럼 외부에서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확대 재생산되면서 우리를 규율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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