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스포츠외교 한계 '김동성 파문' 유야무야

김동성(고려대)의 금메달 되찾기 노력이 별다른 소득없이 끝나, 한국 스포츠 외교력이 한계를 드러냈다.지난 21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김동성이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부당한 실격 판정으로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에게 금메달을 뺏긴 이후, 한국은 국제빙상연맹(ISU)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서 제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고 24일 사실상 모든 항의의 노력을 접었다.

박성인 선수단장은 "심판 판정의 부당성과 이의 번복을 위해 규정 안에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지만김동성은 물론 금메달 강탈에 상처 입은 국민의상처를 쓰다듬기에도 부족함이 많았다.

물론 박 단장의 말처럼 선수단은 발빠른 대응을 했지만 폐막식에 불참할 수도 있다는 선언이 하루만에 철회되는 등 ISU와 IOC를 실질적으로 압박하는 데는 실패했다.

한국의 대응은 훨씬 미미한 사안을 가지고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얻어낸 일본과 러시아와 비교할 때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일본은 결승도 아닌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데라오 사토루의 실격을 항의해 ISU로부터 심판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사과를 얻어내는 좥현실적인' 성과를 얻었다.

크로스컨트리에서 자국 선수가 혈액 검사로 인해 부당하게 실격 처리됐다고 항의한 러시아는 국가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와 폐막식 불참과 남은 경기 보이콧을 선언하고 의회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나서 부당함을 호소했고 결국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사태를 설명하는 편지를 보내게 만들었다.

하지만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은 항의가 진행되는 동안 로게 IOC 위원장에게 유감의 뜻을 피력하긴 했지만 항의와 관련된 공식 석상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선수단의 폐막식 불참 의사를 뒤집는 성명서만 내보내는 등 선수단과어긋난 행보를 보였다.

다른 두 명의 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박용성 국제유도연맹 회장은 국내에 머물고 있었고 이들 역시 어떠한 움직임도감지되지 않았다.한국이 아시아에서는 가장 많은 3명의 IOC 위원을 보유해 세계 스포츠 외교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전망은 현실과의 격차를 무시한 우리만의 환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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