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개발 공사자명단 공개 바람직

울릉도와 수도권 등 전국의 국토가 난개발 문제로 중병을 앓고 있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천혜의 자연자원을 파괴하는 것은 적법성 여부를 떠나 막아야 한다. 그러나 한때 떠들썩하던 난개발 비판은 지나가는 바람에 그치고 말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린벨트를 해제했다.

노는 땅이 많이 있는데도 굳이 형질 변경을 통해 야산을 깎아내고 수림을 베어내는 환경 파괴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자동차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우리 국토를 이렇게 황폐화시켜도 좋으냐'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한다.

특히 대구 팔공산 인근 칠곡군, 군위군, 성주군, 경산시에도 천혜의 절경지가 파괴되는 현상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 자연 파괴는 산세가 수려한 곳일수록 더 심해 명목상 '농가주택'을 건축한다 해놓고 식당, 러브호텔 등 유흥업소를 짓고 있다. '농가주택'과 '유흥음식점' '러브호텔'의 인·허가를 담당한 공무원과 개발 당사자의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자연경관이 좋은 곳에 유흥업소를 지으면 고객 유치에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 곳만 찾아 개발하는데 천혜의 자연자원 속에 '먹고 놀자 판'을 만들고 주차장을 조성하니 그 절경지는 점점 진가를 잃어버리게 된다.

결국 우리의 자연자원만 버리고 마는 것이다. 칠곡군에도 산세가 수려한 동명면, 약목면, 기산면, 대구의 동구 등지에서 자연파괴 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동명면의 한티재는 산세가 수려해 군내 최고의 명소이나 개인이 형질변경 허가를 얻어 야산을 개발하고 침엽수를 잘라내 가파른 비탈에 진입로를 만드는 바람에 산사태가 일어날 지경이다.

환경지속지수는 정부의 부패 정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환경파괴를 하지 않고 경제 성장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지속지수가 부패한 국가일수록 낮다. 정부와 지자체는 자연생태계 파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개발허가를 남발하고 있다.

대구 인근 칠곡, 경산, 군위 등지를 보면 자연훼손 정도가 우려할 수준을 넘었다는 생각이다. 이같은 환경파괴 행위를 국제기구가 더 실감 있게 파악하고 있다니 정말로 부끄럽다.

매년 크고 작은 태풍으로 개발지역 곳곳에 산사태가 일어났고 절개지가 무너져 도로를 가로막는 일도 많았다. '난개발 여파에 견디지 못해 폐농 하겠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농민들도 많다. 산을 파헤치고 나무들을 베어내면 반드시 그 악영향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고 국토를 황폐화시키는 일은 강력하게 막아야 한다.

난개발이 문제될 때마다 담당공무원들은 "법적 하자가 없다" 고 말한다. 그렇다면 언론, 사회단체에서 지주, 허가 공무원, 개발사업자 명단을 공개해서 여론의 힘으로 난개발을 막을 수밖에 없다. 국토를 훼손한 자는 마땅히 이름을 밝혀 국민적 비판을 받게 해야 할 것이다.

이강문(새천년 대구경제·복지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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