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라크 UN 무기사찰 수용

미국의 이라크 공격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과 이라크가 다음달 무기사찰 대화를 재개키로 해 미국의 이라크 공격 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와 유엔의 대화 재개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이라크 역시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유엔-이라크 대화재개 합의=이라크는 미국의 군사공격을 막기위한 외교노력의 하나로 다음주 유엔과 대량살상무기 사찰에 관한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이라크 정부관리가 26일 밝혔다.

앞서 스테파네 두자리치 유엔 대변인도 25일 유엔과 이라크가 오는 3월 7일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자리치 대변인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이 오는 3월 7일 만나며 이들은 회담이 추가로 필요할 경우 아랍연맹 정상회담 이후 다시 회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자리치 대변인은 아난 총장이 유엔의 대(對) 이라크 무기사찰 재개에 관해 논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은 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이라크에 제재조치를 단행했으며 이라크는 98년 미국과 영국의 공습 이후 무기 사찰단의 재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회의적인 미국=미국은 사브리 장관과 아난 총장의 회담이 이라크에 무기사찰 재개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간결'하고도 '단도직입적'인 회담이 돼야한다고 촉구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라크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고 있다. 바로 안보리 결의안에 따르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아난 총장이 단순한 요구를 재강조하고 첫 단계로 무기사찰단에 대한 이라크의 협력의 필요성을 지적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회담결과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나아가 이번 회담이 미국의 의도대로 전개되지 않을 경우 이를 이라크 공격 빌미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지난 달 29일 국가안보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무기 억제효과가 불투명한 사찰이라는 해결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후세인 대통령이 계속 사찰을 거부할 경우 대 이라크 군사공격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향후 전망=익명을 요구한 한 이라크 관리는 "이라크 지도부는 유엔과의 대화 재개가 미국의 공격 준비를 멈추게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혀 이번 회담에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무기사찰 회담은 이라크에 대한 대테러전 국제연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의 일부 분석가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미국보다 한수 높은 전략을 구사, 궁극적으로 사찰을 수용할 경우 미국의 군사행동 지지확보 노력을 지연시키면서 오히려 후세인 정권에 정당성만 부여하고 사찰결과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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