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의 경쟁력'이란 말이 정부·언론 뿐 아니라 대학사회 안에서도 자주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이 '수월성'을 추구해야 한다든지, 경영 기법을 도입하고, 소비자 중심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새삼 대학 안팎에서 제기되기도 한다.
더욱이 '세계화'의 열풍 속에서 대학의 경쟁력은 국제 경쟁력이라는 새로운 인식 아래 국가 경쟁력을 재는 주요 지표의 하나가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식기반사회에서의 대학의 역할은 날이 갈수록 막중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은 창의적 연구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고, 학생 교육을 통해 유용한 지식을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는 우수한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대학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대학의 개혁 작업은 입시 제도, 학사 조직, 교과 과정, 연구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이뤄져야겠지만, 강단(교수진)의 강화도 주요 과제의 하나다.
새 학기를 앞둔 대학가에는 경쟁력 있는 교수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년퇴직으로 유명 교수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대학들은 다른 학교 교수 유치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퇴직한 학자들을 석좌교수·초빙교수 등으로 대거 영입하는 대학들도 적지 않다.
또 어떤 대학들은 학교 이미지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 학자나 고위관료를 비롯한 각계의 저명인사들을 끌어들이는 바람이 드세고, 시대의 추세에 맞춰 실무에 밝은 인사들을 영입하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최근 명지대의 경우 지식 사회의 아틀리에로 급부상하는 느낌이다. 평생 학문에 정진해 뚜렷한 업적을 지닌 원로 학자들과 정·관계를 두루 거치면서 경륜을 쌓은 '스타 학자'들을 석좌교수로 잇따라 초빙했다.
한림대가 80년대에 원로 석학들을 대거 초빙, 학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던 일을 연상케 하지만, '스타 교수 모시기'는 석좌교수에 그치지 않고 있다.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로 유명해진 유홍준 교수(영남대) 등의 스카우트도 그 대표적인 예다.
얼마 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은 최하위권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석학들로 구성된 서울대 '최고자문위원단'도 한국의 간판 대학인 서울대마저 세계 일류 대학보다 10년 내지 20년 뒤진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대학 정원보다 고교 졸업생이 적은 시대가 바로 코앞이다. 최근의 저명 교수 모시기 바람은 '유능한 교수 확보가 대학 발전의 초석'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어 반갑다. 하지만 대학의 경쟁력 높이기 작업은 보다 다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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