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살개의 법적 보호가 추진되면서 삽살개 원산지로 자리잡은 경산시가 보호지구 지정을 비롯 삽살개를 활용한 대규모 개 테마공원, 경견장 조성 등 종합적인 검토에 나섰다.
한국 삽살개 보호 육성 법안은 한나라당(가평.양평) 정병국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천연기념물 지정 후에도 아무런 법적 뒷받침이 없는 삽살개의 집단 관리와 혈통 보존이 그 목적.
삽살개 육종장이 위치한 경산에 보호지구를 지정하고 경산시장 관할하에 삽살개 심의위원회를 설치, 혈통 보존 및 보호 육성 등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서 시행하도록 했다.
이 법은 정치적 이해 관계가 없어 다음 회기때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산시청은 최근 보호지구 부지를 비롯 삽살개의 문화적 가치를 활용한 개 테마공원, 현재 입법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진 경견법에 맞춘 경견장 부지 선정 및 조성 등 종합적인 검토에 나섰다.
◇삽살개 보존회와 경산시청의 계획
보존회는 삽살개를 이용한 관광문화사업으로 대규모 개 테마공원과 경견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개 테마공원은 세계 400여종의 개를 전시하는 동물원과 훈련 경연장, 열린 개 놀이 공원 등을 갖춘다는 것. 또 이곳의 문화 사업으로는 종합 애견센터, 개 박물관, 기타 문화 상품 개발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공원은 세계 어느곳에도 없는 것이어서 문화적 부가가치가 높고 한국의 애견 문화를 국제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보존회측은 주장하고 있다.
또 경견장은 마사회법.경륜법처럼 경견법 제정을 전제로 한 것. 보존회는 현재 정부가 경견법을 입법 추진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시청은 부지 확보에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다소 어려움을 느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최희욱 시장은 "경산이 삽살개 원산지로 자리매김했고 법적 보호가 추진되는 만큼 육종장 근처에 부지 물색 등 종합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삽살개 기원 및 보존 과정
삽은 '쫓는다' 살은 '액운' 의 뜻으로 액운을 쫓는 개라는 의미인 삽살개는 경북 내륙지방이 원산지인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삽살개는 삼국시대때 우리 역사에 처음 등장해 신라 김유신 장군이 군견으로 전쟁터에 데리고 다녔고 신라 왕가에서 귀신 쫓는 소중한 개로 길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고려때부터 민중의 개가 됐고, 조선시대에는 민화, 민요, 시조, 춘향전, 열하일기 등에 모습을 보인다.
삽살개는 일제때 조선총독부 산하 (주)조선원피에 의해 모피 자원으로 이용되면서 1940~1945년 사이 연간 10~50만마리가 도살돼 해방 무렵엔 희귀종이 돼 버렸고 한국전쟁후에는 우리 주변에서 거의 사라졌다.
거의 멸종단계에 이른 삽살개는 1965년 경북대 수의대 탁영빈, 김화식 교수가 '우리 토종개는 뭘까"란 의문을 갖고 잊혀져 가던 삽살개 연구에 나서면서 혈통 보존의 계기를 맞게됐다.
이들은 경주와 강원도 산간 벽지에서 순수 토종 삽살개 30여마리를 수집해 연구를 시작했는데 지도교수 및 후원자였던 경북대 하성진 교수가 자신이 경영하던 대구 범어동의 대구목장을 삽살개 사육장으로 제공했던 것.
경산은 이 목장이 30여년전 경산시 하양읍 대조리로 이전하면서 삽살개 원산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삽살개는 1985년 하성진 교수의 아들인 경북대 유전공학과 하지홍 교수가 본격적인 연구에 나서 우수 혈통을 가진 삽살개를 늘리면서 1992년 3월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됐다.
이해 5월엔 대구에서 사단법인 한국 삽살개 보존회가 창립돼 삽살개 보존, 분양, 육종, 연구 등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현재 1만5천여평 크기 육종장에는 삽살개 600여마리가 있고, 이중 400여마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태.
삽살개 보존회가 1999년 100마리를 첫 무상 분양한것을 포함해 국내에 분양된것은 모두 400마리로 국내에는 총 1천여마리의 삽살개가 있다. 펜더곰이 지구상에 1천100여 마리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희귀종인 셈.
당초 삽살개를 무상 분양했던 보존회는 관리 부실 등 문제점이 빚어지자 방침을 바꿔 이제는 생후 2~3개월된 강아지를 50만~100만원에 분양해 기부금을 조성하고 있다.
유상 분양하더라도 혈통 보존을 위해 사육 의지가 확실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현재 삽살개는 군견, 치료견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분양받은 400여명의 회원들은 보존회 및 상호 연락을 통해 정보 교류와 근친 방지 짝짓기 등을 한다. 삽살개의 왼쪽 귀에는 고유번호를 문신해서 혈통 보증서 용도로 이용된다.
보존회는 육종 연구, 시설보수비 등 명목으로 국비와 도비, 시비 등 연간 2억원 정도를 지원받고 있으나 부족하고, 그나마 진돗개 처럼 법적 보호 장치가 없어 육종 및 사후 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보존회 부회장 하지홍 교수는 "한국 애견 문화의 국제적 홍보와 지역 경제 활성화, 다양한 문화공간 제공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당국의 적극적인 관심을 아쉬워했다.
경산.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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