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금융장세로 이룬 '證市 800' 시대

주식시장은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자본시장의 바로미터다. 26일 종합주가지수가 1년7개월만에 800선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우리 경제의 '장밋빛' 미래를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과거 경험상 지수가 800선을 넘으면 대세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 선이 무너지면 대세 하락국면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아 800고지 돌파에 경제계는 들떠있는 분위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올 하반기에는 1천포인트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식시장 활황세는 여러 경제 지표로 볼 때 당연한 귀결로 여겨진다. 지난 4/4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과 함께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웃 일본과는 달리 업계와 금융계의 구조조정이 비교적 착실히 진행돼 그 효과가 파급되고 있다는 평가도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금리하락으로 기업의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미국경제도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시각도 매우 긍정적이다. 신용평가기관이 잇달아 한국의 신용도를 높이고 있으며 성장률 전망치도 계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외환위기나 새로운 금융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현 장세를 '과속'으로 보는 신중론자들은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여전히 부실하다고 보고 있다. 실업률이 높은데다 소득 격차 확대로 중산층이 무너져 아직은 투자의 건전성이 결여된 '금융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수 진작으로 가계자금이 많이 풀린 것도 불안 요인이다. 가계 부실로 연결될 경우 '거품 장세'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미국 경제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전문가의 분석대로 두 번째 하강 국면을 맞는 '더블딥'에 빠진다면 한국증시는 다시 추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식은 너무 낙관도, 너무 비관도 해서는 안되지만 투자(投資)와 투기(投機)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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