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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평등과 평준화

평등이라는 단어는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국가에서는 성취하여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이다.만인의 평등은 듣기만 하여도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고 누구나 바라는 희망사항일 것이다. 평등한 사회, 이는 가진 자의 오만함과 갖지 못한 자의 비굴함이 없는 정의로운 사회일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평등이라는 이름 하에 사회 곳곳에서 평준화 작업을 하였다. 그러나 평등과 평준화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점이 적지 않다.

자본주의 제도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국가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경쟁의 논리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제하고 평등과 평준화만 추구한다면국가는 발전보다는 후퇴 또는 정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를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무엇이 평등이고 평준화인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실수는 없었던가?

평등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잘 사는 쪽으로 기준을 맞추는 상향식 평등이 아니라 가진 자를 매도하고그들의 이윤을 못 사는 이들에게 나누어주는 하향식 평등을 주장하여 왔던 것은 아닌가하는 반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가진 자는 경쟁사회에서 추구한 이윤을 빼앗기는 느낌을 받을 것이고 갖지 못한 자는 어쩐지 개운치 않은 혜택에 찜찜한 기분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평등이 동등한 자격자가 동등한 대우를 받는 플라톤의 산술적 정의인가? 아니면 차등한 자격자가 차등의 대우를 받는 배분적 정의인가? 이에 대한 해석이 내려져야 할 것이고, 하향식 평등과 평준화는 평등의 가치 상실이라는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고교 평준화에 따른 학력 저하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국책연구소가 지적, 그 폐지를 주장하고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평등과 평준화는 기회의 균등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을 공감할 때 달성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날을 기다려 본다.

박광득(대구대 교수.국제관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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