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원석의 영화속 과학이야기-미이라2

'미이라2'는 전편과 비슷한 플롯을 가지고 있지만, 보다 화려해진 특수효과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편에서는 이모텝이 만든 사막의 모래 폭풍을 비행기를 타고 피했지만, 2편에서는 물기둥을 피해 기구(뒤쪽에 프로펠러를 장착했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비행선)를 타고 달아난다. 하지만 그 정도 크기의 기구가 어른 여럿을 태운 채 떠오르고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것은 과학적으로 모순이다.

기구는 공기보다 밀도가 낮은 수소나 헬륨을 기낭(공기주머니)에 채우고 여기서 발생하는 부력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장치이다. 기체나 액체 속에 있는 물체는 차지하는 부피만큼의 부력을 받는다. 즉 물 속에 있는 물체는 차지하는 물의 무게만큼, 공기 중에서는 차지하는 공기의 무게 만큼 받게 된다. 지상에 있는 우리 몸도 부력을 받지만 5g 정도 밖에 되지 않으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기구는 기낭의 크기가 작아 배 모양의 몸체를 띄울 부력도 받기 힘들어 보인다. 기구를 처음 만든 몽골피에가 혼자서 비행을 하기 위해 기낭의 지름이 무려 10.5m나 되는 기구를 제작했던 사실과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크기가 돼야 할 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별로 크지도 않은 기낭으로 어른 다섯명과 무거운 몸체를 휙 하며 띄워올려 날아다니는 기구는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한가지 더. 주인공 릭이 아들을 안고 스콜피온 킹의 무덤에 도착하기 위해 달리는 장면이 마지막에 나온다. 떠오르는 햇빛을 등지고 달리는 주인공의 등뒤로 어둠과 밝음의 경계선이 뒤따르는 순간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겠지만 이는 불가능한 설정이다.

우선 지구에는 대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태양에 의해 선명하게 어둠과 밝음의 경계선을 볼 수가 없다. 또한 사람이 아무리 빨리 달린다고 해도 떠오르는 해를 잡을 수는 없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은 지구의 자전에 의한 현상으로,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자전속도가 위도에 따라 다르다.

즉, 극에서는 속도가 0이며 적도에서는 시속 1천600㎞가 넘는다. 영화의 배경이 이집트이므로 해가 뜨는 속도는 적어도 시속 1천㎞는 넘는다. '총알 탄 사나이'도 이보다 빠를 순 없다.

구미 진평중 교사 NETTREK@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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