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경직됐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조성된 국민주택기금이 시장금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아지면서 되레 상환이 늘어나는 등 서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는 8%로 일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95년 11~1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대출기간이 최장 20년인 이 기금을 얻어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으며 집을 팔 때도 이 대출을 안고 있을 경우 거래가 쉽게 성사될 정도였다.

지난해 주택구입 관련 대출 금리를 비교해 보면 국민주택기금 대출의 경우 분양주택 구입자금은 전용면적에 따라 7.5~9.5%, 기존주택 구입자금은 7.5~9.0%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6%대보다 크게 높다.

물론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도 시장 금리 하락 현상을 감안해 지난해 7월 0.5~1.5% 포인트 내렸지만 주택담보대출금리는 계속 하락하는 상태이며 일부 은행들은 담보설정비까지 자체 부담하면서 이 대출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국민주택자금대출은 주택경기 회복에 따른 신규 대출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택자금대출 상환이 늘면서 대출 규모가 2천억원대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금을 위탁관리하고 있는 국민은행(옛 주택은행) 관계자는 "2, 3년 전만 해도 신규 아파트 분양자의 90% 정도는 이 기금 대출을 받았으나 지금은 당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부동산 경기 부양과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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