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정국 태풍의 눈으로
28일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한 박근혜 부총재의 향후 행보가 정치권 최대 관심사의 하나로 떠올랐다. 박 부총재의 탈당이 이회창 총재의 대권가도를 포함, 향후 대선정국에 최대 변수로 작용함은 물론 영남후보론에 불을 지펴 정계개편의 회오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 때문이다.
박 부총재는 이날 '한나라당의 정당개혁 실패'와 '전날 한나라당 주류측이 확정한 대선후 당권 대권 분리와 국민참여경선 선거인단 5만명 규모로는 당의 민주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탈당 명분으로 삼았다.
그는 "국회의원 공천권과 재정권을 가진 제왕적 총재는 결국 제왕적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박 부총재는 이날 "당 개혁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면서 "국민들에게 당을 지지해달라고 할 명분이 없는 만큼 탈당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 부총재의 탈당으로 가장 타격을 입을 정치인은 이 총재다. "박 부총재를 포용하지 못한 협량의 정치인"이라는 비난여론을 감수해야 하는데다 "박 부총재가 정당개혁 실패를 주장하며 이 총재를 비난할 경우 영남권을 중심으로 최소 50만표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총재 측근들의 분석이다. 또 향후 있을지도 모르는 정치구도의 변화도 이 총재측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이 총재 측은 이같은 상황을 우려, 박 부총재의 탈당 명분을 없애기 위해 선거인단의 국민참여 몫을 50%로 받아들였는가 하면 지난 19일에는 이 총재가 의원회관의 박 부총재 방을 찾아가 경선참여 설득을 벌이며 모양새를 갖췄다. 일부 당직자들은 조만간 대구.경북지역에서 당 대회를 열어 "박 부총재는 제2의 이인제"라고 공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박 부총재는 지난해 12월 매일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남지역에서 이 총재보다 지지도가 높은 이가 나설 경우 제2의 이인제는 바로 이총재"라고 한나라당 주류측의 비난을 일축한 바 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정당개혁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당내 경선에 나서는 것은 무의미한 행위"라고 주장, 일찌감치 독자적 행보를 시사했다.
탈당한 박 부총재는 일단 무소속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른 당에 들어가거나 신당을 만들었다 실패할 경우 정치적 기반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일단 "박 부총재가 무소속으로 6월 지방선거 등 향후 흐름을 본 후 정치적 진로를 선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무소속으로 올 대선을 거친 후 정치적인 몸집을 불여 차차기 대선을 겨냥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박 부총재 측의 부인에도, 올 6월 지방선거 후 신당창당 등 정계개편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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