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기술개건(改建)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999년 이후 현재까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러개 산업체를 통.폐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리산업의 어머니 공장'으로 불리던 북한 최대규모의 남포유리공장을 비롯한 여러개 공장이 정보화·현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문을 닫은 반면 강계포도술공장, 구성공작기계연합기업소, 신의주화장품공장,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 등은 모범기업소로 판정받았다.
북한 당국은 '살릴 것은 살리고 없앨 것은 없앤다'는 방침 아래 모든 공장.기업소의 인력.시설.재무 구조를 전면적으로 분석한 후 부분적으로 개조할 공장과 완전히 폐업할 공장을 선별했다는 것. 특히 경제계획 기관의 권한을 일선 기관에 위임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공장.기업소 운영 개선안과 산업체 분업.전문화안 및 현대화·정보화안 등을 체계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99년 이후 수력발전소를 통합 관리하는 수력발전연합회사가 신설됐는가 하면 경공업이나 임업 등을 관장하는 연합회사나 관리국이 만들어졌고, 연합기업소는 해체됐다가 효율적인 구조로 재편됐다.
이와 함께 구조조정 과정에서 60년 초부터 실시한 공업부문 관리방식인 '대안의 사업체계(기업소와 공장의 경영은 해당 당위원회의 집체적 지도를 받고 위가 아래를 책임적으로 도와준다는 사업체계)'가 무너지면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기업소와 공장은 그동안 이 대안의 사업체계로 필요한 물자를 조달해 왔으나 90년대 중반부터 그 체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경제난에 따른 경화 부족 사태가 심화되자 급속히 힘을 잃었고 그 결과 웬만한 기업소와 공장들은 필요한 물자를 자체로 조달해 오고 있다는 것.
이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상당수 상점과 식당들도 국가로부터 상품과 부식 일체를 공급받지 못해 문을 닫은 것이다. 그 결과 편의봉사사업소나 사회급양관리소에 매월 몇 백원 정도의 세금을 내는 조건으로 이들 기관의 명의를 빌려 상점이나 식당을 개업하는 '개인 사업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운수부문까지 이어져 운수사업소도 국가로부터 트럭 등 자동차를 운행하는 데 드는 기름과 부속품을 공급받지 못해 개인들에게 돈 받고 빌려줘야 하는 처지가 됐다.
'대안의 사업체계'가 와해되면서 공업 및 서비스 부문은 '암(暗)경제' 체제로 이행됐다. 대부분의 기업소와 공장들이 자체로 돈을 벌어 자재를 조달해야 하는 처지가 되면서 모든 자금 거래를 현금으로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혁명의 수도'로 여기는 평양의 상점과 식당에 대한 자재 공급만큼은 계속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추진중인 구조조정과 기술혁신은 철저히 실리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그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수기자 bio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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