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3대 화가이자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알려진 겸재(謙齋) 정선(鄭敾)의 그림중에는 '쌍도정도'(雙島亭圖)가 유명하다.'쌍도정도'는 연지에 있는 정자를 그린 것으로 이 쌍도정은 옛 성주 관아의 객사인 백화헌(百花軒)의 정자이다.
연못 가운데에 한쌍의 섬이 있고 두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한쪽 섬에는 버드나무를, 다른 섬에는 정자를 지은 특이하고 아름다운 인공 연못 속의 정자였다.
당시에는 고을을 방문하는 고위관리나 외국사신을 위한 객사와 이들을 접대하거나 고을 수령 등의 휴식을 위한 누정(樓亭) 등이 있었는데 경치가 좋은 곳에 짓거나 인공 연못을 파서 만들기도 하였다.겸재가 '쌍도정도'를 그린 것에 관한 연대와 기록 등은 찾기 힘드나 겸재가 40대 후반 하양현감을 지낼때 그린 것으로 보인다.
겸재는 자신을 벼슬길로 이끌고 화명을 널리 떨치도록 도움을 준 김창집(1648~1722)이 이곳 성주에서 사약을 받고 세상을 떠난 것을 못내 아쉬워해 성주의 객사에 머물면서 김창집을 그리워 하며 녹음짙은 쌍도정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후세들이 추정할 뿐이다.
그림속의 쌍도정은 옛 조상들이 연못을 파고 정자를 세울 때 연못을 사각형에 가깝게 만들어 땅을 의미하고 못 가운데 동그란 섬을 두어 하늘을 뜻하게 하며 그위에 사람들이 이용할 정자를 지어 하늘.땅.사람(天地人)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형태를 취했는데 이 쌍도정의 아름다움은 조상의 슬기로운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오래전에 정자가 없어졌고 연못조차 30년전에 메워져 모표장장으로 활용되고 있고 인근에 있던 큰 연못은 버스정류장으로 변해 세월무상을 느끼게 할 뿐이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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